['독일의 실패'에서 배운다] 관치금융에 민간銀도 '허덕'

독일은 금융시장에 관한 한 후진국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소매금융 시장은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관영은행들에 의해 장악된 상태이고 대형 민간은행 역시 정부의 강력한 입김을 받고 있다. 베스트LB(란데스방크) 바이에른LB 등 정부출자 연방저축은행들은 대규모 부실에 허덕이고 있고 히포페라인스방크(HVB) 드레스너방크 코메르츠방크 등 주요 민간은행들은 지난해 일제히 적자를 냈다. 독일의 금융위기는 정부가 대주주인 저축은행들이 수익성보다는 외형 위주의 경영전략을 펴면서 나타난 필연적인 결과다. 연방저축은행과 지역저축은행(슈파르카세)들은 정부의 지급보증을 공짜로 받아 초저금리로 자금을 조달, 이 돈을 개인과 중소기업들에 저리로 빌려줘왔다. 정부출자 은행들은 90년대 들어 기업금융과 국제금융 시장에 무리하게 뛰어들었고 그 여파로 민간은행들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들은 자산 매각과 인력 감축 등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독일 최대 민간은행인 도이체방크 요제프 아커만 회장은 "전략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제외하고는 모든 기업의 주식들을 처분하겠다"고 말했다. 프랑크푸르트=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