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일용직을 이사대우로 영입 ‥ 굿모닝시티 로비 백태

'떡값에 용돈에 휴가비에…' 굿모닝시티 윤창열 대표가 분양사업 인ㆍ허가 과정에서 공무원들에게 뿌린 돈의 명목이다. 윤씨는 서민들이 한푼 두푼씩 모은 자금으로 신청한 분양대금을 여기저기에 로비자금 명목으로 물쓰듯 썼다. 굿모닝시티 인ㆍ허가 과정에서 수억원의 로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18일 구속수감된 서울 중구청 전직 공무원 봉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에는 굿모닝시티의 이같은 전방위 로비 백태가 잘 담겨져 있다. 굿모닝시티 관계자에 따르면 윤창열씨는 2001년 서울 중구청 건설관리과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봉씨를 회사의 인·허가 담당 이사대우로 전격 영입했다. 봉씨는 공식적으로는 굿모닝시티의 이사로서 분양사업 인ㆍ허가와 관련된 업무를 맡았으나 회사에 출근한 날은 얼마 되지 않았다. 봉씨가 맡은 실제 업무는 예전에 일했던 구청 공무원 담당 로비스트였다. 윤씨는 봉씨를 이용해 중구청의 민원담당 공무원 및 인ㆍ허가 관계 공무원 등에게 무차별적인 로비를 시도했다. 2001년 9월 봉씨를 통해 중구청 민원담당 공무원에게 '굿모닝시티의 사전분양을 묵인해달라'는 청탁 명목으로 1천5백만원을 건넨 것을 시작으로 올해 3월까지 총 16차례에 걸쳐 3억2천5백만원의 로비 자금을 전달했다. 윤씨가 봉씨에게 지시한 것은 △사전분양을 묵인해 달라 △사업부지의 복잡한 권리관계를 정리해 달라 △철거허가를 빨리 내 달라 △분진발생을 묵인해 달라 △사전 건축심의를 잘 받게 해 달라 △건축폐자재로 인한 도로폐쇄를 묵인해 달라 등 주로 인ㆍ허가관련 사항이었다. 윤씨는 이와 함께 설이나 추석 등 명절 때에도 구청 공무원들에게 전해줄 '떡값'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봉씨에게 건넸다. 떡값 명목으로 봉씨가 건네받은 돈은 △2001년 추석때 2천만원 △2002년 설 때 3천만원 △올 3월 설 떡값 1천5백만원 등이었다. 이밖에 윤씨는 지난해 7월 중구청 공무원들에게 여름 휴가비로 전달하라며 봉씨에게 5천만원을 지급하기도 하는 등 구청 공무원과 '친분쌓기'에 세심한 배려를 기울이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상가 분양에는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며 "공무원들이 자의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사항이 워낙 많아 검은 돈이 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봉씨가 윤씨로부터 건네받은 3억여원을 전부 구청 공무원에게 뿌렸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봉씨가 말단 일용직 공무원임에도 윤씨가 거액의 로비자금을 건넨 점이 상당히 의아스럽다"며 "봉씨가 받은 돈의 상당부분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