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캠퍼스] 자투리시간 수강…직장인들 붐빈다

2001년 첫선을 보인 사이버대학들이 출범 3년째를 맞아 속속 정상궤도에 진입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4년제 학사학위 또는 2년제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16개 사이버대(4년제 14개, 2년제 2개)에선 2만여명에 달하는 학생이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공부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일반대학과 차별화되는 다양한 전공과 시간 공간을 초월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윤용식 평생학습정책과장은 "대학 수학능력 시험에 관계없이 입학할 수 있고 졸업 후에도 전문직 취직이 쉽기 때문에 직장인들 사이에서 사이버대학의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직장인에게 인기 =사이버대학은 인터넷을 통해 수업을 하기 때문에 학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공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교육에 대한 욕구는 강하지만 시간과 경제적 제약으로 망설이는 직장인에게 안성맞춤이다. 원격대학교육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사이버대학 신입생의 80%가 인터넷을 통해 학위를 취득하거나 재교육을 받고자 하는 직장인으로 나타났다. 사이버대학은 대부분 수능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고교성적과 자기소개서 및 학업계획서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 때문에 고졸 이상 학력자라면 수능을 따로 준비하지 않고도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다만 경희사이버대는 특별전형에서는 수능성적만으로, 일반전형에서는 수능성적과 학업계획을 혼용해 전형한다. 세계사이버대는 서류심사로만 학생을 모집하고 세민디지털대는 학교생활기록부 성적만으로 선발한다. 모집도 수시로 이뤄져 편리하다. 접수도 학교를 찾지 않고도 각 대학 홈페이지에 접속해 직접 할 수 있다. 총 등록금제로 운영하는 일반 사립대학과는 달리 수강하는 학점수 만큼 등록금을 받는다. 학점당 4만∼8만원으로 한 학기 등록금은 보통 1백만∼1백50만원 안팎이다.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 사립대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렴하다. 신입생에게는 10만∼30만원의 입학금을 받는다. 사이버대학은 기존 대학처럼 4년제는 1백40학점, 전문대는 80학점 이상을 취득하면 학위를 받는다. 개설학과는 대부분 △정보통신 관련분야의 게임ㆍ애니메이션 △디지털디자인 및 어학 등 인문사회분야 △사회복지사 등 자격증 관련분야. 이밖에 부동산학과, 경영학과,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많아 취업이나 경력쌓기에 유리하게 구성돼 있다. ◆ 각종 혜택도 많다 =학교별로 우수 학생에 대한 장학금제도가 갖춰져 있다. 한국싸이버대는 특별전형으로 입학하는 신입생 전원에게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경희사이버대의 경우 특별전형에서 수능 4등급 이상의 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을 주고 있다. 서울디지털대는 재학생 2천4백명중 6백12명이 장학생일 정도로 장학금 수혜폭이 넓다. 학교마다 취업 프로그램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한양사이버대는 한양대학교 부설 창업보육센터와 연계해 창업 관련 각종 교육과 상담 프로그램 및 기업 인턴프로그램도 적극 제공할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사이버대 학생들도 일반 대학생과 똑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학자금 융자, 대학원 진학, 편입학, 군입대 연기 등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내년부터 소득세 공제도 가능해진다. ◆ 사이버대학도 차별화 =출범 3년이 지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사이버대학들도 서서히 우열을 드러내고 있다. 신입생 모집 때마다 경쟁률이 높은 대학이 있는가 하면 신입생 수를 못 채우는 대학도 여럿 있다. 이에 따라 대학의 교수확보율, 신입생 재등록률 등을 살펴 교육의 질이 충실한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또 한 학기에 18학점까지 수강할 수 있지만 직장인에게는 무리일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욕심내지 말고 9학점 정도로 시작했다가 익숙해지면 차츰 신청학점을 늘려가는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