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후순위 차입 어려워지나.. 금감원, 발행기준 자기자본으로 변경검토

금융감독원이 보험사의 후순위차입 인정기준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감원은 25일 "현재 납입자본의 1백%까지 가능한 보험사 후순위차입 한도를 자기자본 기준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후순위차입은 지급여력 확충에 도움을 주지만 물어야 하는 이자도 만만치 않아 경영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을 유도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새로운 제도를 갑자기 시행할 경우 일부 회사는 지급여력 충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등 일시적으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시행시기를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이르면 내년 4월부터 시행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부분 중소형 보험사들은 후순위 차입을 적극 활용해 지급여력비율을 기준치(1백%) 이상으로 유지해가고 있다. 후순위차입금 규모는 SK생명 2천1백50억원을 비롯 신한생명 1천5백70억원,금호생명 1천1백30억원,동양생명 1천1백억원, 럭키생명 7백24억원 등으로 많다.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일부 중소형 생보사는 일절 후순위차입을 하지 못하게 돼 증자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보사의 경우 지급여력비율 산정 때 적용하는 소정비율이 지난 3월말 75%에서 오는 9월말 87.5%,2004년 3월 1백% 등으로 단계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에 꾸준히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일부 회사는 편법대출 등을 통해 무리하게 후순위차입을 추진하는 현상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녹십자는 대신생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지급여력비율 충족을 위해 후순위차입 방안을 제출했다가 금감원으로부터 거부당하기도 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