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증시는 한겨울 .. 증권사 지점장 '개인투자자 리포트'

"주가는 올라도 개인투자자들은 재미를 못보고 있습니다" 장득수 신영증권 압구정지점장은 25일 "외국인이 주식을 본격 매수하기 시작한 지난 5월중순부터 개인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이같이 말했다. 주가지수는 상승해도 개인들은 실제 먹을 게 별로 없다는 얘기다.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올랐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체감지수는 정반대다. 하락종목이 상승종목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이날뿐이 아니다. 코스닥시장의 상황은 더욱 심하다. 이런 현상은 유일한 매수주체인 외국인이 삼성전자 등 핵심 블루칩만 사들이면서 주가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는 "종목차별화 장세가 갈수록 심화돼 앞으로는 중소형 개별종목을 선호하는 개인은 더 소외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떠나는 개인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3개월 연속 주식을 팔아 돈을 챙긴 다음 증시를 떠나고 있다. 개인들은 지난 5월 1조2천억원(코스닥 포함)을 순매도한 것을 비롯해 6월 1조1천억원,이달들어 25일까지 9천5백억원 등 석달동안 3조3천7백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중 고객예탁금은 5천억원 증가했지만 개인 순매도는 거래 이틀 후 예탁금 증가로 잡히는 점을 감안하면 석달 동안 2조8천억원의 자금이 시장을 이탈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송봉현 동원증권 양재지점장은 "삼성전자 NHN 등 주도종목을 저가에 잡았던 '큰손'들이 차익을 실현한 다음 시장에서 일단 발을 빼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송 지점장은 "신규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현금을 챙기다보니 개인투자자들의 체력은 약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종욱 LG투자증권 화곡역 지점장은 "올 5월 중순까지는 개인들의 수익률이 훨씬 좋았으나 6월 이후부터 개인들의 수익은 제자리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규자금 왜 안들어오나 증권사 일선지점장들은 무엇보다 개인이 살 만한 주식이 마땅치 않다고 강조한다. 장득수 지점장은 "삼성전자,인터넷·게임주 등 몇몇 종목이 전체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개인들은 주도주를 추격 매수하기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저가주를 사면 영락없이 손실을 보는 형국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살 만한 주식이 없는 상황에선 개인들의 신규 투자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것은 일견 당연하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송봉현 지점장은 "경기에 선행한다는 주식시장은 이미 바닥에서 30% 이상 올랐지만 개인들의 체감경기는 한겨울이나 다름없다"면서 "여유가 많은 일부 투자자들만이 시장에 제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욱 지점장은 "지난 5월 이후 시장은 개인들에게 주식을 살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서 "조정 없는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개인자금은 안 들어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언제 돌아올까 장득수 지점장은 "개인들은 최근의 단기급등에 대해 적지않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서 "종합주가지수 기준으로 650∼680선까지 조정을 받을 경우 신규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송봉현 지점장은 "개인자금이 증시로 물꼬를 트려면 경기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신호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시기로는 하반기 이후 경기상황이 윤곽을 드러낼 오는 9∼10월께는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