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과기인] 세계퍼지시스템학회장 취임 '변증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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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로봇 개발자인 변증남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자전산학과 교수(60)는 '로봇의 대부'로 통한다.
변 교수는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로봇분야의 세계적 상인 '조셉 엥겔버거 로보틱스 상'을 받은데 이어 이달 초 세계퍼지시스템학회장에 취임했다.
"사람과 대화하며 일상 생활을 도와주는 지능형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변 교수는 "산업용 로봇에 이어 지능형 서비스 로봇시장은 격전장이 될 것"이라며 "한국이 그동안 양성해온 인력과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활용하면 승산이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아이오와대에서 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KAIST 교수로 일하던 지난 79년 국내 최초의 로봇 '머니퓰레이터 1호'를 개발했다.
89년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걷는 로봇도 그의 '작품'이다.
그가 배출한 1백50여명의 석·박사들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현대중공업 등 산업체와 연구소 대학에서 로봇 연구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있다.
그가 최근 노인이나 장애인을 위한 재활로봇과 가정용 로봇 등 '복지 로봇'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로봇 개'를 비롯 청각 장애자용 '휠체어 로봇','주거 공간용 로봇' 등을 개발하고 있다.
그가 재활로봇 연구에 나서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평소 음악을 좋아하던 그는 91년에 취미삼아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동작을 구현하는 로봇을 개발,국제학회에 발표했다.
시연을 마친 그에게 외국의 한 이름 모를 교수가 찾아와 "지휘로봇의 기술에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좀 더 인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 보라"고 권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개발한 것이 바로 청각장애자를 위한 수화인식 시스템이었다.
변 교수는 "최근 국제 재활로봇 학술대회가 한국에서 개최될 정도로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며 "은퇴할 때까지 국내 로봇산업의 세계화를 위해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