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회장 투신자살 '충격'] '일부 공개된 유서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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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사옥에서 투신자살한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자필유서가 4일 현대사옥 12층 사무실에서 발견됐다.
서울 종로경찰서 이길범 서장은 이날 오후 정 회장의 자필 유서를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공개하면서 "언론에 공개된 유서 내용과 다를 바 없으며, 다른 봉투가 발견되거나 추가 내용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때 겉봉에 '죄송합니다'라고 적힌 유서에 '민감한 내용이 들어 있어 공개되지 않았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유서 3통엔 모두 이같은 내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회장의 유서는 굵은 사인펜으로 쓰였고 매우 컸으며, 흘림체로 판독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여서 투신 당시 복잡한 심경을 반영했다.
다음은 정 회장의 유서 내용.
김 사장에게 남긴 유서 (1장) =명예회장님께는 당신이 누구보다 진실한 자식이었습니다.
당신이 회장님 모실 때를 보면 저희는 자식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습니다.
명예회장님께서 원했던 대로 모든 대북 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기 바랍니다.
당신, 너무 자주하는 윙크 버릇 고치십시오.
'죄송합니다' 유서 (1장) =어리석은 사람이 어리석은 행동을 했습니다.
또다른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군요.
여러분의 용서를 바랍니다.
부인에게 남긴 유서 (2장) =○○엄마 모든 것이 나의 잘못입니다.
당신에게 모든 짐만 남기는군요.
○○, △△, □□, 이 아빠를 용서하기를 바랍니다.
어리석은 아빠를 용서하기를 바랍니다.
나의 유분은 금강산에 뿌려주기 바랍니다.
○○야, 오늘 보니 더 이뻐졌더군.
나 때문에 너의 생활이…사랑해.
△△, 너를 볼 때마다 어른이 되가는 것을 느끼는데 너는 굳건히 잘 살 것이야.
□□아, 너 하고의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구나.
○○, △△, □□, 엄마 잘 모시고 행복하게 살아라.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