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회장 '충격'] '정몽헌 회장의 유산'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은 서울 성북동 자택까지 담보로 잡히는 등 마지막까지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의 성북동 자택은 지난해 3월 막내삼촌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67) 앞으로 근저당이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 최고액은 20억원이며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가를 25억∼3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98년 계열사 증자를 위해 모 생명보험사로부터 5백억원을 빌린 뒤 지난해 상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조카의 어려운 소식을 들은 정상영 명예회장이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정 회장이 보유한 재산도 대부분 처분이 쉽지 않아 유가족은 상속세 부담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인의 직ㆍ간접적 영향권 아래에 있었던 현대그룹 계열사가 12개사(금감위 기준)에 달하지만 본인 명의의 계열사 지분은 현대상선 지분 4.9%와 현대종합상사 1.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현대종합상사 주식은 완전 감자가 예정된 데다 현대상선 주식도 모두 담보로 잡혀있어 처분할 수 없는 실정이다. 현대상선의 이날 종가는 2천9백35원으로 주식 5백5만주의 평가액은 1백48억여원으로 추정된다. 이외에 부동산과 골동품 등 다른 재산이 있을 수 있으나 최근 수년간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반도체 등 계열사들이 극심한 경영난과 대북 관련 사업 지출 등으로 자금 압박을 받아온 점을 감안할 때 남겨 놓은 재산이 그리 많지는 않으리라는게 국세청의 관측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대상선 지분 등 일부 재산이 있어도 채권은행 등의 영향권 아래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부채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속세는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회장의 유족이 개인부채를 떠안지 않기 위해 상속을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태웅 기자 j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