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구 前 산자부 장관, 베이징大 강단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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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냈던 정덕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금융연구센터 소장)가 중국 명문 베이징대학 강단에 선다.
베이징대학은 올해 2학기부터 '한국경제론(Korean Economy:Growth,Crisis and Reform')을 경제학과 정규 과목으로 개설하고 정 교수에게 한학기 강의를 의뢰했다.
정 교수는 초빙교수 자격으로 9월부터 매주 3시간씩 16주 동안 영어로 강의를 진행한다.
베이징대학은 정 교수가 한국의 외환위기때 외채협상 실무주역으로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을 주도했고,김대중 정부 들어서는 재정경제부 차관과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외환위기 극복을 주도한 경험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산업자원부 장관에서 물러난 후 서울대에서 '국제금융론' '한국의 경제정책 결정과정''한국경제의 개방사'를 강의하며 교수 경험을 쌓았다.
작년 5월에는 스탠퍼드대에서 '부조화 현상에서 본 동아시아 위기'논문을 발표,중국 학계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대외개방 과정에서 한국이 겪었던 위기와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 대해 최근 중국 학계의 관심이 매우 높다"며 외환위기 극복과정을 주로 알려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방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1990년대 초부터 한국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부조화를 경험했고 결국 위기에 빠졌다"며 "중국 역시 대외개방은 경제와 사회 전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위기발생 원인으로 △통화의 부조화에서 나오는 외화유동성 위기 △장단기 대출의 만기불일치에서 오는 위기 △새로운 제도와 법규가 작동되지 않는 제도 부조화 위기 △적자생존 원리에 따라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경쟁체제를 거부하는 문화적 위기 등 네가지를 꼽으며 중국에도 이러한 문제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오는 30일 출국하는 정 교수는 요즘 막바지 수업 준비에 한창이다.
영문의 한국 경제 자료들을 모으고 외국학자들의 논문을 분석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내년 1월 귀국하는 그는 옛 청나라 황실 별장으로 휴렛패커드사가 현대식으로 개조한 베이징대 게스트하우스(영빈관)에 머물며 베이징대로부터 상당한 대우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