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5일자) 마감재 선택 소비자에게 맡겨야

집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또다시 세금중과 방안을 들고 나왔다. 분양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 시공업체들에 대해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검토하는 것도 그렇고,부동산 취득 후 1년 안에 팔 경우 양도세율을 50%로 올리겠다는 방침도 같은 맥락이다. 그동안 행정단속이나 세금중과 같은 대증요법을 한두번 쓴 것도 아닌데 과연 효과가 있겠느냐는 의문도 없지 않지만,달리 뾰족한 수도 없으니 고육지책인 셈이다. 무분별한 분양가 인상이 집값 상승과 주택투기를 부추기고,이것이 다시 분양가를 끌어 올리는 악순환은 어떻게든 차단해야 마땅하다. 물가상승률이 한자릿수에 머문 지난 몇년 동안 유독 아파트 분양가만 매년 몇십%씩 오른 건 도저히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분양가를 직접 규제하자는 일부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전쟁 직후 같은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세계적으로 가격규제가 성공한 예가 드물다. 암시장을 통한 불법·편법거래가 판을 치고 이중가격으로 인한 자원배분의 비효율 등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사실은 분양가 금리 등의 규제에서 우리도 익히 경험한 바 있다. 분양가 안정을 위해선 일도양단 식으로 밀어붙이기 보다는, 수요와 공급 양쪽의 문제점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물가 금리 환율 등 거시지표는 안정돼 있는 만큼, 택지비 마감재 등 원가상승 요인을 미리 제거하는 조치가 급선무다. 우선 수도권 지역에 택지공급을 대폭 늘려야 하는 건 너무도 당연하다. 특히 마감재 고급화 경쟁을 틈타 분양가를 지나치게 올리는 경향이 최근 두드러진 만큼, 아파트 구조나 고급 내장재 사용여부 등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을 크게 강화하는 제도개선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세금중과 시책은 시세차익을 환수함으로써 가수요를 진정시키는 한편,의도적으로 투기를 조장하는 일부 시행사나 분양대행사 등 투기세력의 단속수단으로 국한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