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채권값 급락..금융시장 '요동'.."기업자금조달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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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채권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의 초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다음날인 13일 10년물 국채가격이 급락했다.
그 여파로 주가도 떨어졌다.
국채가격이 급락하면서 가격과 거꾸로 움직이는 채권수익률(장기금리)은 급등,미국 경제 회복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혼란에 빠진 금융시장=이날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13%포인트 오른 4.57%로 작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채권금리 상승폭은 최근 2주 만에 최대였다.
이로써 불과 한달 사이에 장기금리는 1%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이같은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경기회복 저해 우려로 다우와 나스닥 등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떨어졌다.
특히 채권 금리상승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져 순익이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까지 제기되면서 증시는 하루 종일 불안하게 움직였다.
장기금리에 연동되는 모기지론(주택구입자금 장기대출)금리도 덩달아 올라 그동안 경기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주택건설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재 30년만기 모기지론 금리는 6%대로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모기지론 신청지수는 지난주말 824.6으로 한주 전보다 16.1%나 하락,이미 채권금리 상승세가 주택경기에 악영향을 주고 있음이 드러났다.
◆인플레 우려로 채권가격 급락 =내년 이후 미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기본 배경이다.
경제 상태가 좋아지면 FRB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로 채권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7월 미국 소매 판매가 예상치(1%)를 웃돌면서 1.4% 급증하는 등 최근 미 경기회복 조짐은 강해지고 있다.
또 2001년 이후 13차례에 걸친 연방기금금리 인하 조치로 기준금리가 6.5%에서 사상 최저인 1%로 떨어지면서 시중에 자금 공급이 풍부해지자 내년 이후 인플레 발생에 대한 우려감이 커져 채권값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보스턴은행의 마이클 클로허티 채권투자전략가는 "경기회복이 아직은 실감나지 않지만 회복세가 가시화될 내년 후반부터 저금리정책으로 인한 인플레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권가격 하락 지속될 듯=내년의 인플레 우려로 채권가격 하락세(수익률 상승)가 지속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제럴드 루카스 채권투자팀장은 "10년물 국채의 수익률이 다음주에도 4.5% 이상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난 93,94년 같은 채권시장 붕괴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UBS증권의 마이클 라이언 채권 전략가는 "세계 경제가 아직 침체 상태여서 인플레 위험이 적은 데다 미 통화당국의 저금리 정책 의지는 확고하기 때문에 채권가격 대폭락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