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가 칠때 '콕' 꺾이는 순간 '찜'..고수들의 투자비법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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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가 따라잡기'와 '눌림목 매매'.
최근 막을 내린 '한화증권 제11회 실전 수익률게임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고수들의 투자기법이다.
사이버 트레이딩이 활성화되면서 이런 매매기법을 활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일반투자자에게는 생소한 투자방법들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고수들의 매매기법이 워낙 빠른 스피드와 판단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섣불리 매매패턴을 흉내내거나 잘못 따라 매매할 경우 큰 손실을 볼 우려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재료를 발굴하거나 기업내용과 차트를 분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고 손절매를 감수하면서 과감하게 발을 빼는 등 주식매매에서 필수적인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점은 일반투자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전체 1위이면서 드림리그 우승자인 한승환씨(23.수익률 1천5백48.2%)와 스타리그 우승자로 전체 2위에 오른 류성하씨(30.수익률 9백18.8%)로부터 투자기법을 들어본다.
◆상한가 종목만 상대한다=한승환씨는 이번 대회에서 투자 원금 3백만원으로 3개월 만에 5천1백80만원을 벌었다.
한씨의 매매기법은 한 마디로 '상한가 따라잡기'다.
주가가 상한가(가격제한폭)를 친 종목을 매수한 뒤 다음날이나 그 다음날 팔아 시세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한씨는 대회기간 중 거의 이 방법만 사용했다.
심텍은 이 같은 투자기법이 적용된 종목의 하나였다.
심텍이 지난 6월9일 독일 인피니언사의 PCB 공급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오르자 한씨는 상한가에 이 종목을 매수했다.
이후 심텍은 3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상승,높은 수익을 안겨줬다.
상한가 따라잡기에는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
다음날 상한가가 풀리거나 급락하면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한씨는 미련없이 손절매하는 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씨는 2∼3일 동안 10∼30%의 수익을 올렸지만 손실률은 1∼2% 내외로 한정시켰다.
이를 위해 한씨는 미적거리며 상한가에 간신히 올라서는 종목보다 강하게 치솟아 흔들리지 않는 종목을 골라낸다.
◆강한 상한가 종목을 노려라=한씨는 장이 끝난 후 공시 등을 살펴 상한가 재료가 있는 종목을 찾는다.
또 장중에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 중 다음날도 가격제한폭까지 오를 만한 종목들을 추려낸다.
이들 종목의 차트와 재료의 강도 등을 따져 10∼15개를 관심 종목에 등록하고 다음날 오전 중에 따라잡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한씨는 처음으로 상한가에 진입한 종목이 두 번째나 세 번째로 상한가를 친 종목보다 좋다고 말한다.
또 정배열 등 기술적 분석상 우량한 종목이 위험이 적다고 말한다.
상한가를 만든 재료도 꼼꼼히 분석해 상한가가 이어질지 여부를 판단한다.
수주 및 공급 물량이 크거나 M&A,대주주 변경 등 대형 호재일수록 '강한' 상한가 종목이 된다.
상한가에 진입할 때 거래원(거래창구)이 단일 창구로 집중된 경우보다는 여러 창구로 분산돼 있는 종목을 골라야 한다.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는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한씨는 거래소보다는 코스닥 종목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또 거래량의 10% 이상 투자를 집중하지 않는다.
그래야 다음날 시가로 매도할 때 시가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주가가 높은 고가 종목보다는 1천∼5천원대의 종목을 선호한다.
사는 종목도 2∼3개로 위험을 분산시키고 가급적 미수는 사용하지 않아야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눌림목'을 활용한 매매=류성하씨는 '눌림목 매매'를 주로 사용했다.
이 투자기법은 강세를 보이던 주가가 조정을 보일 때 매수에 들어가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추가 하락시 손실위험이 있지만 손실폭과 추가 상승에 확신이 설 경우 주식을 싼 값에 살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따라서 시장이나 종목의 추세를 짚어내는 안목이 중요하다.
하락세인 종목은 눌림목에서 일시적으로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새로운 상승 파동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추가 하락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류씨는 차트 분석을 통해 고점이나 저점을 찾을 때 단봉보다는 쌍봉이나 삼봉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쌍바닥이나 3중바닥이 아닌 외바닥에서 저점을 확인하는 것은 전문가로서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류씨가 공략하는 종목은 소위 '대장주'다.
테마주의 경우 대장주의 상승 없이는 전고점을 돌파하지 못하고 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대장주의 경우 눌림목을 준 뒤 다시 상승할 때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류씨는 단기 이동평균선이 중기 이동평균선을 돌파하는 변곡점에 놓인 종목,연일 하한가를 맞은 종목,강력한 지지선 이탈 후 급락한 종목 등을 관심주로 꼽았다.
특히 기업의 유동비율 등을 살펴 재무위험 유무를 포함,펀더멘털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신과 원칙이 가장 중요=한씨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판단에 소신을 가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실패하더라도 원인을 분석하는 계기로 삼는 프로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루의 수익이나 손실에 연연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씨도 자신감과 열정을 갖고 매매에 임해야 하며 매매 실패의 원인이나 종목 분석에 시간을 아끼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모두 부지런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류씨는 "과거 투자에 실패했을 때 밤을 새워가며 모든 종목의 차트를 세 번씩 돌려보면서 분석했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투자자들이 사용하는 HTS(홈트레이딩시스템)의 기능을 숙지하고 철저하게 연습해 전문가가 된 뒤에 매매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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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승환.류성하씨의 '투자 6계명' ]
한승환씨
1.상한가가 아니면 빨리 처리한다
2.오후장에 상한가로 가는 종목은 피해간다
3.매매 창구가 편중된 종목은 유의한다
4.풀베팅하지 않는다
5.첫 상한가 때는 거래량의 10% 이하만 산다
6.반드시 수익금 일부를 빼 리스크를 관리한다
성하씨
1.결과가 나오면 원인을 분석한다.
2.연구분석에 충분한 시간을 들인다.
3.계좌를 분산해 위험을 관리한다.
4.확신이 없으면 미수는 금물이다.
5.HTS 기능을 숙지한다.
6.수익현황을 매일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