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땅'이야기] <1> 모든 땅은 알맞은 용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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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에서 땅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땅은 주택과는 달리 실수요자건 투자자이건 개인이 접근하기에는 다소 부담되는 상품이다.
도시계획,지목,토지용도,인.허가 가능성 등 따져봐야 할 대목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좋은 땅을 볼 줄 아는 안목도 요구된다.
그런만큼 좋은 땅을 골라 매입하기란 어떤 투자보다 어려운 일이다.
이처럼 어려운 땅 이야기를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풀어쓰는 '쉽게 읽는 땅 이야기'를 매주 화요일 부동산면에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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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에 사는 김광식씨는 10년전 경기도 평택시 안중면에 있는 임야 5천9백평을 구입했다.
올해 말로 정년 퇴직이 다가오자 김씨는 이 땅을 전원주택단지 또는 실버타운으로 개발키로 작정했다.
마침 부지 주변에 전원주택들이 하나 둘 들어서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는 최종 결심을 하기 전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심정으로 토지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의뢰했다.
그러나 컨설팅 결과 이 땅은 공장부지로 개발하거나 아니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땅은 지목상 임야지만 실제 나무는 없고 휴경지와 같은 상태다.
소로(小路)에 접하고 있을 뿐더러 남향이어서 전원주택 단지로 개발할 수 있는 땅이다.
그러나 부지 주변 5백m 거리 이내에 3천평 이상의 공장이 3개나 있다.
그것도 공해를 내뿜는 공장이어서 빨래를 밖에 내걸 수 없을 정도다.
악취 또한 심하다.
소로도 폭 2∼3m에 불과한 데다 국도에서 1백m 가량 떨어져 있어 접근이 쉽지 않다.
인근 전원주택에 살고 있는 이들도 고향이라서 내려왔지만 지금은 부지를 잘못 선정했다며 후회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부지를 공장부지로 개발하면 수익성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시세는 평당 15만원선이고 폭 6m 이상의 도로를 개설할 경우 평당 30만원까지 가능하다.
따라서 부지까지 폭 6m짜리 도로를 개설하면 수익성이 훨씬 높아진다.
즉 도로확보에 드는 총비용은 도로부지 매입비 3천6백30만원(1백21평x30만원)에다 토목공사비 등 기타비용 1천5백만원을 합한 5천1백30만원이다.
그러나 도로부지가 확보된다면 땅값은 8억8천만원에서 17억7천만원으로 올라간다.
땅마다 용도는 다르다.
공장이 많은 지역에서는 공장을 짓거나 공장부지로 처분해야 제값을 받고 전원주택이 많은 지역에서는 전원주택 단지가 분양성이 뛰어나다.
성장관리권역에 아파트와 공장이 많고 자연보전권역에 전원주택이나 실버타운이 많은 것이 이런 이유다.
보유만 하고 있어도 좋은 땅을 잘못 개발하면 거꾸로 손해만 보게된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도움말=돌공인 진명기 대표 (02)418-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