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휴대폰업체 '脫중국' 바람..현지기업 저가공세 거세 수익성 악화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중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수출시장을 유럽과 동남아시아 중동 등으로 다변화하고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휴대폰 메이커들은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사스(SARS)와 같은 돌발변수가 발생하면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수출선을 다른 지역으로 늘려 나가고 있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현지 업체와 노키아 모토로라 등 다국적 기업은 물론 한국 대기업까지 저가 공세를 펴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수출선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팬택은 올해 중 러시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유럽과 동남아시아 중동지역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기로 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지역에 판매한 휴대폰은 전체 매출의 60%에 달했으나 올해 말까지 그 비중을 50% 이하로 낮춘다는 목표도 세웠다. 하반기에 새로 진출하는 곳에서 마케팅 활동을 대폭 강화해 올 4·4분기 중 10%의 매출을 신시장에서 올린다는 계획이다. 세원텔레콤은 중국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85%에 달하고 있지만 내년까지 이를 50% 수준으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하반기 중 중동·미주지역을 비롯해 러시아 일본시장에도 본격 진출하기로 했다. 또 원격검침기나 개인휴대단말기(PDA),텔레매틱스 장비 등에 활용되는 CDMA 모듈을 신시장에 수출하는 등 휴대폰 위주의 매출구조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텔슨전자도 중국 일변도의 수출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하반기 미국 동남아 중남미 시장에 진출키로 했다. 텔슨전자는 다음달부터 미국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를 중심으로 올해 33만대의 휴대폰을 공급하는 한편 내년 중 미국에서 1백만대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리기로 했다. 팬택&큐리텔은 러시아 인도지역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신시장 개척이 성과를 거두고 있어 지난해 18%였던 중국 수출 비중이 올해 12%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휴대폰업계 관계자는 "한때 중국시장이 우리나라 휴대폰 업체를 먹여 살렸다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거대한 시장이었지만 현지 업체들의 추격이 거센 데다 외국 기업들 사이의 경쟁도 치열해 한국 중견업체의 영업환경이 크게 악화됐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