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뉴욕증시 오르는데 CEO는 자사주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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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오르는데 CEO(최고경영자)들은 왜 자기 회사 주식을 파나.'
최근 미국 기업 경영진들이 주가 상승기에 자사주를 이례적으로 대량 매각,증시부진을 예고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지난 7월 중순 이후 자사주 1천7백만주를 파는 등 7월 한달간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각이 매입 규모의 32.2배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32.2배란 이 기간 중 1달러어치를 샀다면 판 물량은 32.2달러에 달했다는 얘기다.
이로써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매도 물량이 매입 물량의 20배를 넘어섰다.
월가 일각에서는 CEO들이 자기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들의 주식 매각은 일반적으로 약세 장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000년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연속 자사주 매도 우위가 20배를 넘은 뒤 1년간 S&P500지수가 28% 급락했다는 것이다.
기업 내부거래 리포트를 작성하는 비커스의 데이비드 콜맨 편집장은 "최근 경영진들의 주식 매각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앞으로 3개월 안에 주가가 20% 정도 떨어지더라도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최근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경영진들이 옵션(주식매입선택권)으로 받은 주식을 팔아 이익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매각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웰스캐피털의 수석투자 담당인 짐 폴슨은 "지난 3개월간 나스닥지수가 19% 오르자 경영진들이 옵션 행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세장에서 처분하지 못했던 주식을 주가가 오르자 이익을 남기면서 매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