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特命 "환적화물 모셔라".. 외국船社 놓치기 않기위해 총력전

"외국 선사의 환적화물을 놓치면 동북아 중심항 도약이라는 부산항의 꿈은 물거품이 되고 말 것입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환적화물만이라도 수송에 차질이 없도록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송상근 부산지방해양수산청 항만물류과장) 화물연대 전면 파업 4일째를 맞아 수출선적 차질이 속출하고 부두 기능이 점차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서도 부산항을 거쳐 제3국으로 가는 환적화물만은 정상적으로 수송하기 위해 관계당국과 업체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환적화물은 부산항 전체 수송물량의 41%를 차지,부산이 세계 3위의 컨테이너 항만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지난 5월 화물연대 1차 파업 이후 외국선사가 이탈하고 중국과 일본 등 경쟁 항구의 추격으로 환적화물이 줄면서 지난달에는 중국 상하이항은 물론 선전항에까지 뒤져 5위로 추락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더이상 환적화물을 놓치면 외국선사와 화주들로부터 신뢰를 완전 잃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송상근 과장은 "환적화물은 부두 내에서 다른 배로 옮겨 싣거나 인근 부두 사이만 옮겨다녀 부가가치가 일반 컨테이너 화물보다 2.5배 정도 높아 선사와 부두운영사들로선 환적화물 유치에 힘쓰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환적화물의 정상 수송에 가장 발벗고 나선 곳은 운송사들로 현재 부산항에서 움직이는 9백여대의 차량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백40여대를 환적화물 수송에 투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장거리 수출입화물 수송 차량은 평소의 30%에 그치고 있는 반면 환적화물 수송차량은 평소의 59%선을 유지하고 있다. 세방기업 박기영 차장은 "수출입 화물을 포기하는 일이 있더라도 환적화물만은 차질없이 수송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KCTC 관계자는 "수출입 화물은 화주가 국내기업이지만 환적화물은 외국기업이기 때문에 차질을 빚게 되면 화주들이 선사에 기항지를 중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로 바꾸도록 압력을 가할 수도 있어 최우선적으로 운송 중"이라고 전했다. 선사로서도 선적차질이 발생하면 적재공간을 비운 채 운항해야 하는 손해를 입어 부산항에서의 환적을 포기하고 기항지를 변경할 가능성이 크다. 부두운영사들도 환적화물 수송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컨테이너 차량이 부족하다 보니 부두 내에서만 운행하는 야드 트레일러까지 동원해 자기 부두에 있는 환적화물을 다른 부두로 옮겨주고 있다. 환적화물이 몰리는 부산항 일반부두의 운영사들도 환적화물 위주로 차량과 하역장비를 배치하고 환적화물의 수송시간을 줄이기 위해 하역장비를 공동으로 사용,기동력을 높이고 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과 부산시 등 관계 기관도 환적화물 수송을 위해 군 트레일러 20대를 부두간에 투입했다. 원활한 환적화물 보관을 위해 감만동과 센텀시티 등 2만여평의 부지에 임시 야적장을 마련하는 등 총력지원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거듭되는 철야근무로 트레일러 운전사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고 화물연대의 운행방해 등으로 화물차 운행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여서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환적화물 수송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것으로 운송사 등은 걱정하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