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해외입양

미국의 해외입양아 20여만명중 한국 출신이 4만7천55명으로 가장 많다는 소식이다. 한국의 대미 입양은 연 3천명선에서 90년대 중반 이후 1천8백명 내외로 줄었지만 전체 수에선 여전히 중국의 2배나 된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의 국내 입양아는 8천3백여명,해외 입양은 1만2천여명이다. 세계 최저 출산율(1.17)때문에 비상이 걸릴 지경인데도 고아수출국 신세를 못면하고 있는 건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은데다 국내 입양은 안되는 탓이다. 지난 해 버려진 아동은 1만57명. 이가운데 입양된 4천2백6명중 국내 입양은 42.1%로 나머지는 해외에 입양됐다. 국내 입양이 늘지 않는 건 입양에 대한 편견과 두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친자식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 '나중에 친부모를 찾으면 어떻게 하나' 등.게다가 '제 자식도 힘든데 남의 자식을 어떻게 키우느냐'는 주변의 눈총도 입양을 꺼리게 한다는 얘기다. 또 국내 입양자들은 대부분 입양 사실 자체를 비밀에 부치려 90% 이상이 생후 5개월 미만 영아를 선호하는 바람에 3세 이상은 사실상 해외에 보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국내 입양이 활성화되자면 입양에 대한 홍보는 물론 부모 호적에 입양사실을 남기지 않는 등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건 경제난 등으로 방기되는 아이를 줄이는 건 물론 미혼모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지난해 버려진 아이의 43%가 미혼모 자녀라는 사실은 결코 간과할 수 없다. 근래 국내 TV드라마엔 옛남자의 아이를 낳은 미혼모가 새 사람을 만나 다소 고통을 겪지만 종국엔 정상적인 가정을 꾸미고 잘산다는 내용('사랑은 이런거야' '해뜨는집' '위풍당당 그녀')이 많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출산이 축복이 돼야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러자면 성개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성교육 강화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부가 다음달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외에 차상위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건전가정 육성 기본법을 만든다고 하거니와 가족해체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잘못된 성의식이 확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급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