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대통령제 운영할 것" ‥ 盧, 공무원과 온라인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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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정치 구조와 행정 체제에 대해 "(한국에서도) 미국식 대통령제를 제대로 운영하는게 필요하다"며 "미국 대통령과 의회 및 의원들간 관계와 유사한 관계로 정부의 중심을 잡아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취임 6개월을 맞아 공무원들과 온라인 대화를 가지면서 "한국 정당의 경우 내각제처럼 집단적 통제력이 행사되는 형태이고, 정부는 대통령제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정당과 긴밀한 관계를 갖게 되면 갈등관계에 휘말려 행정부는 중심잡기가 힘들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대화에는 5급 이상 공무원 1만5천명이 참석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제는 미국식과 프랑스식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데 프랑스식은 우리 헌법과 유사하나 기존의 정치관행이 서로 달라 도입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또 반드시 바람직한 것인지 여부를 놓고 논의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은 그런 단계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국회연설에서 지역구도가 극복되면 프랑스처럼 국회에서 추천하는 사람을 국무총리로 임명해 이원집정 형태로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정치권은 아무 응답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 대선 때 모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당정을 분리해 당을 지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저는 그 약속을 실천해 나가고 있으나 과거 정치행태에 익숙한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 같다"며 "그러나 이는 정치가 제자리를 찾는 것으로, 이대로 가면 우리 정치도 대통령 얼굴을 쳐다보고 대통령 명령을 기다리는 정당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조직과 운명을 결정하는 쪽으로 변모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화제는 '언론문제'로 돌아갔다.
노 대통령은 "지금과 같은 여론사회, 대중매체사회에서 국가와 공동체의 방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게 언론"이라고 지적한 뒤 "한국사회가 바뀌려면 언론도 바뀌어야 하며, 정부와 언론의 관계도 상식적이고 합리적 관계로 다시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와 언론간 관계가 상식적이지 않았고 건강하지도 않았는데,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 갈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저 또한 정말 (언론과 관계에서) 어렵지만, 이를 바로잡지 않고 국가를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언론관계를 바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감정적인 요소가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단지 감정적 이유만으로 그런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노 대통령은 "우리의 동북아 시대와 2만달러 시대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선 2배의 효율을 낼 수 있도록 혁신해야 한다"며 "시장개혁, 기술혁신 등 여러가지 혁신의 바탕을 이루는 기본적인 혁신으로 사회문화 혁신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