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부동산시장] 분양ㆍ입주 아파트 봇물…주상복합도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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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비수기가 물러나면서 부동산시장에 풍성한 가을분위기로 들뜨고 있다.
주택업체들은 가을 길목인 9월부터 공급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낼 예정이어서 신규분양물량이 봇물을 이룰 태세다.
실수요자들과 투자자들도 본격적으로 움직일 분위기여서 부동산시장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예년같지는 않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의 지속적인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으로 분양시장 열기가 한풀 꺾인 데다 경기침체 등으로 부동산시장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재건축시장도 강남권 일부단지가 들썩이고 있지만 다른 지역으로 확산기미는 없다.
올해 입주할 아파트도 최근 3년 물량중 가장 많다.
따라서 가을 이사철 집값 오름세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속철도 재건축 등 상승재료가 있는 지역은 부분적인 상승 가능성이 있다.
◆ 신규분양ㆍ입주예정물량 '풍성' =가을철(9∼11월)은 전통적으로 연중 주택분양이 활발한 시기다.
올해도 예외없이 연중 최대 물량이어서 상대적으로 입지여건이 좋은 곳이 많다.
주택업체들도 1년 매출실적 향상을 위해 분양에 공을 들이고 있어 분양조건도 양호하다.
올 가을 전국에서는 2백88개 단지, 12만8천9백여가구가 쏟아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일반에 분양될 물량은 2백52곳, 10만6천2백여가구로 공급물량의 82%에 달한다.
임대아파트도 36개 단지, 2만2천6백여가구가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물량 가운데 수요자들이 통장을 사용해볼 만한 곳으로는 고속전철개통 관련 재료가 있는 대전 천안 광명 용산권과 신도시 인근인 파주 교하, 김포 등이 꼽힌다.
서울권에서는 관리처분인가와 이주가 끝나고 일반분양이 확정된 재건축단지, 역세권, 대단지, 중소형 평형 등을 중심으로 투자기준을 맞춰 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 주상복합시장도 '후끈' =최근 주상복합아파트가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공급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9∼11월까지 서울 수도권에서 7천여가구 등 전국 30여곳에서 1만여가구에 이른다.
9월에만 20여곳에서 3천4백가구의 물량이 나와 8월보다 1천여가구가 늘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하반기에 분양되는 주상복합아파트를 눈여겨볼 만 하다.
대부분의 물량이 지난 7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 이전에 허가를 받았거나 3백가구 이하 규모여서 전매권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상복합은 아파트처럼 향후 가격 상승 여력이 있는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
주변 아파트 단지의 시세와 조망권 교통 편의시설 등이 향후 가격상승의 필수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입지요건 등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막연히 단타성 프리미엄을 노리고 투자하기보다는 입주시점 등 장기적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
◆ 수익형부동산시장도 '꿈틀' =올 여름 굿모닝시티 사기분양사건으로 상가와 펜션 등 수익형 부동산시장이 직격탄을 맞아 투자 분위기가 위축된 상태에서도 공급물량은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저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연초 공급준비를 해온 것이어서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분양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굿모닝시티 사기분양 여파로 투자열기가 얼어붙어 실제 분양률은 극히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에서 분양 중이거나 신규 분양에 나선 테마상가는 40여곳, 3만7천여개에 달해 상반기 대비 10%이상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경우 16곳, 1만8천여개 점포가 분양중이다.
수도권에서는 17곳, 9천7백여개, 지방은 19곳 9천3백여개가 분양경쟁을 벌이고 있다.
◆ 시장의 잠재변수에도 주목해야 =최근 4개월째 연속 하락추세를 보이자 가을철 집값이 본격적인 하락세로 반전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세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택시장을 활황으로 이끌었던 저금리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콜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는 완만하나마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임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이다.
주식시장이 최악국면을 벗어나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관심거리다.
주식시장이 활성화되면 시중 여유자금들이 주식시장으로 이동, 단기적으로는 주택시장 침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같은 하락 안정세 전망과는 반대로 추가 상승을 예측하는 의견도 팽팽하다.
가을 부동산시장은 전통적으로 활기를 띠는 시기인 데다 저금리, 시중자금의 투자처 부족, 만성적인 공급부족, 재건축ㆍ재개발과 고속전철 개통 등 가격상승 재료가 맞물려 집값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 주택매입이나 신규분양을 통해 내집마련을 생각하는 수요자들은 이들 부동산시장의 잠재변수를 잘 살펴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