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수출 호조…무역흑자 19억달러 명암

내수 경기 침체속에서 수출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며 국내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러나 수출 호조품목이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등 일부에 편중돼 있는 데다 기업들의 자본재 수입이 크게 감소, 성장잠재력 기반 약화가 우려되는 등 앞으로의 수출 전망을 낙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이 미국을 누르고 누계 무역흑자 대상국 1위로 올라서는 등 중국에의 무역의존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역시 수출이 경제 버팀목 지난달 수출은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등 노사관계 불안과 원화가치 상승 등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작년 동기 대비 10.9%의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이며 고군분투했다. 이같은 수출호조는 무선통신기기 컴퓨터 반도체 등 IT(정보기술) 산업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한 데다 중국 및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45.0%, 29.4%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수입은 기업들의 재고 비축에 따른 원유 수입 감소와 자본재 수입 둔화로 지난 6월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한 자릿수 증가세로 반전됐다. 특히 기초산업기계 정밀기계 산업기계 등 자본재 수입 증가는 1분기 평균 증가율(31.7%)에 턱없이 못미치는 6.1%를 기록, 장기 수출잠재력 확충에 애로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 대(對)중국 무역의존도 심화 지난달 중국 수출은 18억3백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나 늘어났다. 반면 대중 수입은 11억6천5백만달러(20.7%)에 그쳐 8월중 무역수지 흑자 총액의 3분의 1을 중국에서 거둬들였다. 이에 따라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올해 17.5%로 작년 14.6%보다 크게 확대, 작년 20.2%에서 17.6%로 감소된 미국 수준에 육박했다. 올들어 8월 말까지 누계 흑자도 중국이 66억7천만달러로 미국(40억9천만달러)보다 20억달러가량 앞서는 등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달까지 대일 무역적자는 1백15억6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91억3천만달러)보다 더욱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