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기적에서 배운다] (3ㆍ끝) (인터뷰) 다니엘 맥코이

아일랜드 경제는 지금 전환기를 맞고 있다. 세계경기 침체와 구제역으로 인한 국내 경기 하락 등 악재에 부딪혀 10여년간 지속되던 고도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고속성장의 후유증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한데다 EU에 신규 가입한 동유럽 국가들이 아일랜드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경제사회연구소(ESRI) 다니엘 맥코이 선임위원에게 현재 아일랜드 경제가 직면한 위기 상황과 극복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아일랜드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외국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GDP(국내총생산)와 GNP(국민총생산)의 갭이 크다는게 문제다. GDP 성장률은 2001년 6.0%에서 지난해 3.6%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GNP 성장률은 4.6%에서 2%대 아래도 낮아졌다. GNP와 GDP의 성장률 갭이 평균 1.5%포인트 정도 된다. GDP는 현지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의 경제활동이 포함되는 지표이기 때문에 아일랜드처럼 전체 경제에서 외국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나라의 경우 경제를 평가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GNP 성장이 2% 이하로 떨어졌다는 것이 문제라는 얘기다." -아일랜드 정부는 R&D센터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유치함으로써 동유럽과의 경쟁에서 이기겠다고 하는데. "고부가가치 산업을 유치한다고 해도 외국기업은 외국기업이다. GDP를 올리는데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GNP에는 도움이 안되다는 말이다. 게다가 제조업처럼 연구센터도 향후 동유럽으로 빠져 나갈지 모른다. 동유럽의 기초과학 분야가 튼튼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결국 경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적은 이익을 내는 아일랜드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예컨대 아일랜드 항공사중 라이언 에어라는 소형 항공사가 있다. 이 회사는 본사를 아일랜드에 두고 유럽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데 차별화된 서비스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규모는 작아도 이런 토종기업을 적극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아일랜드 경기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지금이 위기는 아니다. 단지 전환기(turning point)일 뿐이다. 오히려 고속성장으로 인해 가쁜 숨을 고를 수 있는 호기이다. 아일랜드 경제는 소규모 개방형이어서 조그만 호재가 있어도 금방 경기를 회복할 수 있다. 2005년에는 5%대의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장기적으로 2010년까지는 3.5%정도 성장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