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기행] 가족·연인끼리 도자체험 떠나자

유난히 비가 많았던 올여름도 계절의 변화 앞에선 어쩔 수 없나 보다.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어느덧 결실과 수확의 계절 가을이 왔음을 알린다. 가을은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축제가 많은 계절이기도 하다. 올 가을에 가장 눈에 띄는 축제는 지난 1일부터 경기도 이천·여주·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제2회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이들 지역은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불과 1∼2시간 남짓 밖에 걸리지 않아 주말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어 좋다. 이천시 설봉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이천행사장의 경우 17회 이천도자기 축제도 함께 열리고 있어 관람객의 발길이 가장 많이 몰리고 있는 곳이다. 북문에서부터 시작해 만남의 광장~곰방대가마~토야랜드~이천세계도자센터~전통가마~도자체험장~이천시립박물관~도자기축제장~동문의 순으로 둘러보는 것이 좋다. 도자기를 굽는 가마를 본 떠 제작한 곰방대가마는 안으로 들어가면 측면에 불을 때는 모습이 영상으로 비쳐져 실제 가마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준다. 이 가마는 1천년 후에나 개봉될 한국 1백대 요장(窯匠)의 작품이 수록된 타임캡슐 기능도 하고 있어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7개의 봉우리와 너와지붕으로 덮여 있는 한국 전통오름가마에서는 조선후기 양식으로 도자기를 구워내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도자기의 제작과정을 실제로 배우고 세계 유명작가의 작품 제작광경을 설명과 함께 만날 수 있는 도자체험장.이곳은 특히 어린이 관객들에게 제일 인기가 높다. 전기로 작동되는 물레 앞에 앉아 마치 '사랑과 영혼'의 주인공처럼 도자기를 빚어보는 어린이들의 얼굴엔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형형색색의 물감으로 색깔을 입히고 부모님의 이름과 제이름을 도자기에 새긴 뒤 완성된 명품(?)을 안고 돌아가는 모습은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 듯 당당하기만 하다. 행사장 관람이 끝난 뒤에는 장호원읍 일원에서 펼쳐지는 복숭아축제(19∼21일)를 보러 가거나,남정리에 있는 예원도요에서 자연을 벗삼아 도자기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다. 이천옆의 광주는 가을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43번 국도를 타고 경안 톨게이트 입구에서 퇴촌방향으로 가면 팔당호를 만난다. 남종면 방향으로 한적한 강변을 달리다 보면 일주일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시원한 바람과 함께 날아가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이천=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