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말타고 대초원 누비면 '나도 칭기즈칸'

말을 타고 대초원을 누빈다. 조금 지쳤다 싶으면 이름 모를 호숫가에서 말을 내린다. 낚싯대를 드리운다. 1m가 넘는 민물연어와 열목어가 지천으로 올라온다. 한가롭고 자유로운 몽골의 가을엔 푸르름과 황금빛이 공존한다. 끝없이 펼쳐진 녹색의 초원,그 위로 내리 쬐는 황금빛 태양. 일상을 잊은 채 말을 타고 달리며 느끼는 자연은 찌들었던 몸속의 세포들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여유있게 거니는 말 위에서 나누는 부부간의 대화는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테렐지국립공원은 '울란바토르의 허파'라 불리는 곳. 울란바토르에서 북동쪽 약 80km 지점에 펼쳐진 초원지대다. 초원 곳곳에 바위와 산들이 산재한다. 거북바위,책읽는 바위 등 기암괴석들을 보면 캐나다의 어느 곳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공원으로 향하는 길에 마주치는 차량의 70% 이상은 한국산. 정감어린 눈길이 절로 간다. 몽골의 전통가옥인 게르호텔에 묵으면 몽골인과 똑같은 '노매드(유목민)생활'도 즐길 수 있다. 테렐지의 대초원을 달리는 승마체험은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초보자도 20∼30분이면 쉽게 말타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예전 칭기즈칸 군대가 타고 전세계를 호령했다는 바로 그 말들이 생각보다 쉽게 내 맘대로 움직인다. 그저 '초가을'(우리말로 '이랴')이란 한마디만 제대로 배우면 된다. 3시간 이상 말을 타다 내리면 엉덩이가 시큰거릴 정도지만 시간이 가는 줄도,엉덩이가 아픈 줄도 모른다. 몽골의 밤하늘은 쏟아지는 별빛으로 장관을 이룬다. 초등학교 시절 외웠던 온갖 별자리들 한가운데로 빨려드는 느낌이다. 북두칠성,카시오페아,오리온 등등. 이들을 쳐다보며 장작불 올라오는 게르에서 몽골보드카라도 한잔 마시면 의미있게 보낸 하루에 대한 뿌듯함이 밀려든다. 몽골의 낚시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몽골사람들은 낚시를 즐기지 않는다. 때문에 낚시에 관한 한 처녀지나 다름 없다. 그야말로 물 반 고기 반이다. 어디를 가도 청정수역인 몽골의 강에서 50cm짜리 물고기를 잡는 건 기본이다. 한국에선 천연기념물 74호로 지정돼 있는 열목어(레녹)와 1m가 넘는 초대형 민물연어(타이멘)를 낚는 재미는 설명이 필요없다. 잡은 물고기는 훈제구이를 하거나 즉석에서 회로 먹는다. ............................................................... [ 여행수첩 ]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까지 인천공항에서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몽골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독특한 먹거리가 많다. 마두유주,수태차(말젖과 차를 섞은 몽골 전통음료)는 상큼한 맛이 그만이다. 전통몽골요리점인 '어거데이'에서 먹는 양머리 통구이는 최고의 별식으로 꼽힌다. 게르바에도 들려볼만 하다. 한국 맥주를 먹으며 70년대 유행했던 바카라의 '예스 아이 캔 부기'나 보니엠의 DVD를 보는 것이 이색적이다. 타임머신을 탄 느낌이다. 울란바토르 도심의 밤도 느껴볼 만하다. 전기가 부족해 밤에는 조명이 거의 없지만 유흥가 만큼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서울거리'라 명명된 곳이 중심지다. 타임여행사(02-2263-0095)는 승마와 낚시체험 위주의 '몽골 4일'여행을 안내한다. 1인당 87만5천~89만7천원.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