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 강타] 부산항 복구 왜 늦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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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을 완전 복구하는데 왜 1년 넘게 소요되나.
파손된 갠트리 크레인이 대형인데다 대부분 주문제작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갠트리 크레인은 입항한 선박이 부두 선석에 붙어 컨테이너 화물을 실어나르는 역할을 하는 핵심 장비다.
컨테이너 14∼18개를 한꺼번에 줄을 세워 배에서 부두로 실어나르는 9백80t급 갠트리 크레인은 대당 가격만도 30억∼50억원에 이른다.
항만 운영업체들이 부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신경쓰는 장비다.
몸체가 큰 만큼 크레인 주문을 내 제작,설치하는 데 최소한 1년 이상은 걸린다.
부두 사정에 맞게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에 이번처럼 파손되거나 이탈할 경우 다시 제작할 때까지 손놓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비상대책으로 다른 부두에서 쓰던 중고품을 구입해 사용하려고 해도 부두마다 크레인의 궤도 폭이나 전기배선 위치 등이 달라 가동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중고품을 설치하더라도 3개월 이상 걸리는 데다 제기능을 충분히 내기가 힘들 것으로 항만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운영업체 대부분이 부두 설계 때부터 부두 현황에 맞춰 주문제작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선 현대와 대우·한진중공업 등이 갠트리 크레인을 제작하고 있으나 만들어 놓은 크레인이 현재 없는 상태다.
해양수산부와 부두 운영업체들은 중국의 크레인 전문 제작업체인 ZMPC사에 제품이 있는지,제작하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를 알아보는 등 애를 태우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