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 강타] 현대重, 방파제ㆍ도크벽 복구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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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호 태풍 '매미'가 할퀴고 간 부산과 울산 창원 대구 등 경남ㆍ북의 피해 업체 임직원들은 14일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비상 출근해 피해 복구에 구슬땀을 흘렸다.
울산 현대중공업은 이날 최길선 민계식 사장을 비롯 부장급 이상 간부 등 8천여명이 회사에 나와 유실된 북방파제와 침수된 89 도크 펌프실, 무너진 벽 등을 복구하는 데 힘을 쏟았다.
또 건조 중이던 30만t급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선(FPSO선)이 인근 현대미포조선 안벽까지 밀려가 역시 건조중이던 3만7천t급 석유화학운반선을 들이받은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충돌사고를 정밀 조사한 결과 석유화학운반선의 파손 정도가 예상보다 덜해 피해 규모는 50억∼70억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부유식 원유정제 저장운반선과 석유화학운반선 모두 보험에 들어 있어 피해보상이 가능하다"며 "15일부터 정상 조업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현대미포조선도 1천여명의 근로자가 출근해 파손된 안벽과 담, 선박 건조야드 등을 복구하는 한편, 태풍으로 파손된 선박 건조장 안벽에 대한 정밀 수중안전조사를 벌였다.
민수현 현대미포조선 총무부장은 "현재로선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워낙 태풍이 강했던 만큼 정상 조업에 앞서 철저한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LNG선 1척이 좌초되고 3척이 표류한 대우조선해양도 정성립 사장을 비롯한 간부 등 2천5백명이 나와 예인 등 복구작업을 벌였다.
삼성중공업도 LNG선 1척이 안벽에서 벗어나 야드외항에 표류하고 있고 크레인 2대와 공장건물 10여채의 지붕이 부서진 상태여서 이날 임직원들이 나와 LNG선 예인을 준비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태풍에 의한 정전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울산 온산공단 유화업체 임직원들은 태풍 내습 이후 계속 정상 출근해 피해 복구에 힘을 쏟았다.
정유공장, 자이렌 센터 등 9개 공장라인 모두가 완전 중단됐던 에쓰오일은 이날도 고체화된 연료를 제거하면서 내부 생산라인 기계 전반에 손상이 가지 않았는지를 정밀 조사했다.
회사측은 조만간 철야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6개 정유계통 공장의 가동이 전면 중단됐던 SK㈜는 이날 1기의 중질유 분해공정 가동을 정상화했다.
일부 공정 중단됐던 삼성정밀화학, 태광산업, 효성울산공장 등도 거의 정상화됐고 한국바스프, 코오롱유화와 카프로 등도 대부분 정상 조업에 들어갔다.
또 강풍에 지붕과 담 등이 파손된 태화금속주방과 동진기업, 코스모화학 등 중소기업도 근로자들이 출근해 조업을 준비했다.
공장 내 유리창이 깨지고 하치장에 세워뒀던 차량 1천대중 6백40대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은 GM대우차 창원공장은 3백여명의 직원이 출근, 사무실과 건물 점검작업을 벌였다.
부산지역 피해업체도 회사 정상화에 박차를 가했다.
사하구 감천동의 한일냉장은 이날 50여명의 전직원이 출근해 공장정리에 땀을 흘렸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태풍으로 냉동창고 1,2층이 침수돼 원료 5억원어치와 제품 12억원, 기계류 12억원 등의 손실을 입었다"며 "남은 기계라도 닦고 조이고 해 내일 오후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하구 신평동의 대한제강도 공장 지붕 일부가 파손돼 이날 아침 일찍부터 기중기반과 보수반 40여명이 출근, 지붕을 보수하고 기계를 시험 가동했다.
대구 성서공단과 달성공단 입주 업체중 정전사고와 침수피해를 입은 2백여 업체도 이날 일제히 임직원들이 나와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복구작업을 진행하는 등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김태현ㆍ신경원ㆍ하인식 기자 hyu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