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대비 시스템 실종 책임져라"..국회 재해특위 '태풍 무방비' 질타

국회 재해대책특위는 15일 김두관 행자,최종찬 건교,윤진식 산자부 장관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어 태풍 '매미' 피해상황과 대책을 보고받고 정부의 대응 미숙을 집중 추궁했다. 여야 의원들은 "강력한 바람과 해일이 사전에 예고됐는 데도 막대한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은 정부의 재난대비 시스템이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한 뒤 "피해지역을 조속히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하고 추경예산을 편성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김두관 장관을 집중 성토,해임건의안 처리 후 남아 있는 앙금을 드러냈다.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은 "마산 소재의 건물 지하층 침수 현장에서 인명피해가 많았던 것은 관련 공무원들이 대피명령을 제대로 내리지 않는 등 업무를 소홀히 한 결과"라며 "바다에 있던 원목을 묶어두지 않아 피해가 커진 것에 대해 행정당국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권태망 의원은 "재해가 발생하면 주민들이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경보방송 등 재해대책 시스템이 이뤄져야 함에도 이번 태풍에서는 이런 것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특히 국무총리실은 태풍상륙 8시간 전에야 일선 자치단체에 대책을 지시하는 등 이번 피해는 인재의 성격도 있다"며 관련자에 대한 책임규명을 요구했다. 자민련 정우택 의원은 "피해가 큰 마산 해운동 지역은 매립지로 해수면과 높이가 1m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평소에도 만조 때 역류가 발생하는 등 상습 침수지역인데도 해일 대비책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정일 의원은 "지난해 태풍 '루사'로 피해를 입었던 지역 중 상당수가 이번에 다시 큰 피해를 본 것은 정부의 재해복구와 대비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따졌다. 이 자리에서 한나라당 민봉기 의원은 질의 도중 김두관 장관에게 "최근 '정치인은 쓰레기집단'이라고 언급한 인터뷰 발언을 사과하라"고 요구하다 유재규 특위위원장의 제지를 받았다. 이원형 의원도 "행자부 장관이 정치에나 관심을 두니까 이런 피해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인신공격성 발언"이라고 반발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