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임금피크제 특징 뭔가.. 사원 평균임금 넘으면 퇴직후 재입사

대한전선이 도입키로 한 임금피크제는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업은행 등 금융권이 실시하고 있는 제도와는 큰 차이가 있다. 우선 적용 기준이 다르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연령이 아닌 전 사원의 평균임금(피크)을 기준으로 했다. 대상은 모든 사원이 아닌 생산직에 국한키로 했다. 예를 들어 대한전선 생산직의 평균 임금이 3천만원이라고 가정해 보자.이 임금 이상을 받는 생산직원은 일단 모두 내달 31일자로 퇴사한 뒤 11월1일자로 다시 입사해야 한다. 재입사할 때는 회사와의 합의를 거쳐 기본급이 일정 수준 깎이게 된다. 대상자가 50세 미만인 경우는 49세까지 기본급을 인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50세 이상인 생산직은 정년 퇴직시인 만 57세까지 기본급은 올라가지 않는다. 퇴직금은 재입사한 시점부터 계산해 받게 된다. 상여금과 성과급은 추후 논의키로 했다. 다만 올해 말까지 지급되는 상여금 및 성과급 등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임금을 재조정하기 전의 금액으로 지급키로 했다. 회사측은 이 제도의 적용을 받는 직원이 전체 생산직의 약 5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전선이 평균임금 이상을 받는 생산직을 전원 퇴직하게 한 뒤 재입사시키기로 한 것은 기본급을 전면 재조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선의 전격적인 임금피크제 시행은 다른 제조업체들에도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몇몇 대기업들도 노조와 임금피크제 도입을 논의 중이다. 진정한 의미의 임금피크제는 국내에선 신용보증기금이 처음으로 지난 7월 도입했다. 신보의 임금피크제는 임직원의 나이가 만 55세가 되는 시점에 모든 보직과 직급을 포기하고 퇴직금을 중간정산한 뒤 정년인 58세까지 순차적으로 임금을 줄여가는 방식이다. 첫 해엔 최고 연봉(피크)의 75%를 주고 2차 연도 55%,3차 연도엔 35%를 각각 지급하게 된다. 대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며 퇴직 후에도 업무 능력이 인정될 경우 최대 60세까지 계약직으로 재고용하기로 했다. 기업은행이 지난해 도입한 '교수제'는 변형된 임금피크제다. 만 55세 이상인 직원을 후선에 배치하고 임금을 매년 줄여가는 방식이다. 그러나 임금피크제에 대해선 아직까지 노사 양쪽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사측은 인건비와 앞으로 다가올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측면에서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장기적으로 정년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조는 정확한 생산성 측정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이 제도를 도입할 경우 사측이 노령 직원의 임금을 삭감하는 수단으로만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대하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