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中企가 뜬다] 21세기 기업경쟁력 '혁신시스템'이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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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튼튼해야 씨름에서 이긴다.
한국의 산업이 국제경쟁에서 이기려면 허리가 튼튼해야 한다.
이 허리에 해당하는 것이 중견기업이다.
이 중견기업들이 더욱 강해질 수 있도록 중기청과 기협중앙회는 중견기업인들 가운데서 '자랑스런 중소기업인'을 매월 뽑는다.
이 자랑스런 중소기업인들은 갖가지의 어려움에도 불구, 꾸준히 스스로를 혁신하고 기술을 개발해 세계시장을 향해 뛰고 있다.
그렇다면 산업의 허리를 차지하는 이들 중견기업은 어떻게 이렇게 앞서 뛰는 기업이 될 수 있었을까.
어떤 전략으로 업계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을까.
전문가들은 "경쟁에서 강한 기업이 되려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남다른 혁신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분석한다.
그동안 기업의 강점은 자본을 얼마나 가졌느냐에 의해 결정됐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드디어 기업의 강점은 자체 혁신력을 얼마나 가졌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기업의 강점을 평가할 때는 다음의 10개 항목을 평가해 보고 판단한다.
이 평가 점수가 4점 이하인 기업은 이미 빨간 불이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7점 이상이라면 앞으로 강한 기업의 위치를 계속 지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1 R&D 투자 어느 정도인가
첫째는 연구개발(R&D) 투자가 어느 정도인가를 평가해야 한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이 4% 이상이면 강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기업을 평가할 때는 주로 수익성과 안정성에 의존했지만 국제경쟁시대에 접어들면서 R&D 투자비율이 매우 중요한 지표로 떠올랐다.
2 회사내 '전략부서' 있는가
둘째는 회사안에 '전략부서'가 있는가다.
지금까지 중소기업들은 전략혁신부서를 두지 않았다.
그러나 이젠 라인조직과 별도로 전략개발부서가 없는 기업은 도태한다.
특히 이 전략부서는 단지 기획이나 건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능력까지 가지고 있어야 한다.
물론 이 부서는 연간 2건 이상의 신규 사업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
3 경쟁사 신사업 파악해야
셋째 경쟁사의 신사업을 파악해야 한다.
이제는 씨름에서 이겨야만 살아남는 시대다.
따라서 경쟁사의 동향을 파악하지 않고선 결코 강한 기업이 될 수 없다.
해외전시회 등에 나가 경쟁상대의 동향을 주기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해외시장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경쟁사의 약점과 강점도 리서치해야 한다.
당연히 잠재적 경쟁상대의 출현여부 등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4 '고객의 소리' 들어야
넷째 '고객의 소리'를 체계적으로 들어야 한다.
나아가 고객의 욕구를 제품개발 및 서비스 개선에 반영해야 한다.
클레임분석 및 고객요구측정, 고객요구를 제품설계에 반영하는 기법 등이 확립돼 있어야 한다.
5 미래 자금관리 하느냐
다섯째 미래 자금관리를 하느냐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데는 온 힘을 기울이지만 이를 상환하는데엔 등한시한다.
그때가면 어떻게든 돈을 마련할 수 있겠지라는 막연한 자금관리 방식으로 대처한다.
이런 자금관리로는 강한 기업이 될 수 없다.
직접금융 등을 최대한 활용하는 장기적 자금운용대책을 항상 마련하고 있어야 한다.
여기까지의 5개 항목은 회사조직의 혁신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견기업의 경우는 최고경영자가 혁신능력을 갖고 있지 않으면 강해질 수 없다.
강한 기업을 경영하는 혁신력있는 기업인은 다음 다섯가지의 체질과 능력을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
6 강한 기업인은 새벽체질
여섯째 강한 기업인은 새벽체질을 가졌다.
그동안 벤처시대엔 조금 게을러도 뛰어난 아이디어만 개발해내면 성공할 수 있다는 풍토가 만연했다.
그러나 주변에 늦잠을 즐기던 사장들 중 씨름에서 이기는 기업인은 거의 없다.
새벽부터 일어나 하루 계획을 세우는 기업인들이 역시 강하다.
7 고정관념 없애야
일곱째 고정관념을 없애야 한다.
여성에 대한 고정 관념이 있다면 빨리 지우는게 낫다.
이제 여성들이 뛰어난 부문이 엄청나게 많다.
또 지금까지는 상식을 갖춘 차분한 사람이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상식을 깨는 기업인이 혁신력을 가졌다.
사원들에게 동일성을 요구하기보다 다양한 의견 듣기를 좋아하는 기업인이라야 씨름에 이길 수 있다.
8 인재를 믿어라
여덟째는 인재를 믿어야 한다.
이는 각 개인의 재능을 발견해내 일을 맡겨야 한다는 뜻이다.
요즘같은 디지털 시대엔 5대의 기계보다 한사람의 아이디어가 더 나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기도 한다.
진짜 강한 기업인은 진흙에서 진주를 발견해내는 사람이다.
외부 스카우트에 눈을 돌리기 보다 사내에서 일을 맡길 사람을 잘 가려낸다.
누구나 독특한 재능을 가졌다.
그 재능에 맞는 일을 시킬 줄 아는 사람이 강한 기업인이 된다.
9 구두쇠 기질을 가져라
아홉째는 아껴야 한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에 소질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구두쇠기질을 가졌다.
이익이 남지 않을 일에는 결코 돈을 쓰지 않는다.
때문에 남의 돈을 빌리면 아무리 적은 액수라도 틀림없이 갚는다.
아끼는 사람은 남의 돈도 아까운 줄 안다.
그래서 신용 즉 크레디트가 높다.
신용이 낮은 사람과 가까이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약한 기업인이 되고 만다.
10 끝까지 경쟁해야
열째는 끝까지 경쟁해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시대에도 새로 거래를 트려면 갖가지의 마케팅활동을 벌여야 한다.
기술만 앞서면 공공기관에 쉽게 납품할 수 있다는 것은 환상이다.
바이어에게 물건을 팔거나 공공기관에 납품할 기회를 얻으려면 어떤 끈이든 잡아야 한다.
한번 잡으면 놓치지 말아야 한다.
쉽게 포기하면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허사가 되고 만다.
경쟁사가 나타나면 끝까지 달라붙어 엎어치기를 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은 이같은 기준을 감안, 자랑스런 중소기업인 가운데서도 강한 기업인 12명을 뽑았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