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 3社 '소리없는 전쟁' .. 내년부터 번호이동성 서비스 시작

휴대폰 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를 바꿀 수 있는 번호이동성 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이통사들 사이에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은 내년부터 번호이동이 가능해지고 신규 가입자에게 식별번호로 '010'이 부여되면 시장구도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1월부터 SK텔레콤 가입자가 종전 번호를 이용하면서 KTF나 LG텔레콤으로 서비스 회사를 바꿀 수 있고 7월부터는 KTF 고객이 다른 회사로 옮길 수 있으며 2005년 1월부터는 LG텔레콤 이용자가 혜택을 받게 된다. 따라서 내년 한 해 동안 가입자 이탈 걱정 없이 다른 업체 가입자를 모을 수 있는 LG텔레콤은 사활을 건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다. LG텔레콤은 LG계열사의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가 019가입자를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휴대폰으로 은행업무를 볼 수 있게 하고 전국에서 사용 가능한 교통카드를 휴대폰에 장착하는 등 새 서비스 발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KTF는 내년부터 신규 가입자에게 010 식별번호를 주기 때문에 010 번호를 홍보하는 데 역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한 조사기관은 번호이동성 도입으로 SK텔레콤과 LG텔레콤의 점유율이 2%정도 증가하고 KTF는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번호이동성 도입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KTF는 011의 브랜드 파워를 약화시킬 수 있는 010 홍보에 집중하는 한편 고객 서비스를 대폭 강화해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다양한 고객만족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한편 노후 단말기를 가진 5백만명 이상의 우수 고객에게 단말기를 반납하면 5만원 가량 싸게 새 휴대폰을 파는 행사도 벌이고 있다. KTF나 LG텔레콤으로 옮기려면 PCS용 단말기를 새로 구입해야 하는데 올해말 새 단말기를 사는 고객은 단말기 구입비용에 부담을 느껴 서비스 회사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번호이동성이 도입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 업계는 폭풍전야같은 상황"이라며 "내년부터 마케팅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