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생산성이다] "국가시스템을 혁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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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올해 2%대의 초(超)저성장에 그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성장잠재력이 빠른 속도로 고갈되면서 국가경제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자본 노동 등 요소 생산성은 물론 정부 정책과 법·제도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국가생산성(총요소 생산성)마저 급격하게 하락해 국가경쟁력이 총체적인 함몰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미 제조업 분야에서 '순(純)자본 유출국'으로 전락했다.
외국인의 제조업 분야 한국 투자(신고액 기준)는 1999년 71억3천만달러로 내국인의 해외 제조업 투자(27억7천만달러)보다 두배 이상 많았으나 2001년에는 30억9천만달러로 급감,처음으로 내국인의 해외 투자(46억3천만달러)에 뒤졌다.
작년에도 국내 제조업 자본의 순유출(4억9천만달러)이 계속돼 이미 산업 공동화의 길에 접어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설비투자도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정부가 임시 투자세액 공제율을 10%에서 15%로 늘리는 등 응급처방을 동원했는 데도 설비투자는 되살아날 기미조차 없다.
7월 설비투자가 작년 같은 달보다 11.1% 감소한 데 이어 8월에도 7.8%나 줄어들었다.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근로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출산율마저 급격히 떨어져 노동투입형 경제성장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정부는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로의 도약'을 구호로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신규 출자 제한 등으로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만금 간척이나 고속철도 건설 사업 등은 이해집단의 반발에 밀려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총요소 생산성은 1980년대 후반까지 2%대를 유지했으나 1990년대에는 1% 수준으로 급락했다.
김재현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기업과 노동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생산성 혁신 운동이 있어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주가 경영을 혁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