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곧 삶이다" .. 요셉 보이스 - 샤먼과 숫사슴展

현대미술의 거장인 요셉 보이스(1921-1986)의 작품을 감상하는 전시가 모처럼 한국에서 열린다. 서울 사간동 국제갤러리에서 14일 개막하는 "요셉 보이스-샤먼과 숫사슴"전은 영국의 유명한 전시기획자이며 화상(畵商)인 앤소니 도페가 기획한 것으로 "숫사슴을 위한 기념물","스칼라 나폴리타나" 등 설치작 14점과 드로잉 40여점이 선보인다. 지난 9일 내한한 도페(65)는 "이번 전시에는 '숫사슴을 위한 기념물' 등 유족으로부터 빌려 온 그의 설치 대표작 3점이 소개된다"며 "이 중 '스칼라 나폴리타나'는 보이스가 죽기 직전 제작한 설치작 2점 중 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의 요셉 보이스전은 그동안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국제갤러리,로댕갤러리 등에서 열렸지만 삼성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지 마추나스를 위한 숫사슴 기념물'을 제외하면 그의 대표적인 설치작을 볼 기회는 없었다. 이번 전시는 대표작을 포함한 설치작품들이 많이 출품돼 보이스의 작품세계를 어느 정도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요셉 보이스는 마르셀 뒤샹,앤디 워홀과 함께 20세기 현대미술에 가장 영향을 미친 작가로 꼽힌다. 뒤샹과 워홀이 통상적인 예술에 대한 반(反)개념으로 '레디 메이드(기성품)'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면 보이스는 고정된 예술개념을 거부한 작가다. 보이스는 예술이 예술이라는 제한된 영역에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사회 각 영역간의 상호소통 및 순환이 이뤄져야 그 존립가치가 있다고 보았다. 그가 '박제화된 미술작품'을 거부하고 '예술은 곧 삶이며 모든 이가 예술가'라고 주장한 것도 '예술과 삶의 일치'를 평생토록 추구했던 행동주의자로서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보이스는 생전에 수많은 드로잉과 판화 조각 퍼포먼스를 통해 개념미술 행위예술 환경예술 독일 신표현주의에 이르기까지 현대미술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가장 유명한 작품인 '죽은 토끼에게 어떻게 그림을 설명할 것인가'는 머리에 꿀과 금박을 뒤집어쓰고 한 발에는 펠트를,다른 발에는 쇠로 창을 댄 신발을 신은 채 죽은 토끼를 안고 두시간 동안 미술관의 그림을 토끼에게 설명한 퍼포먼스다. 1979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가졌으며 1986년 1월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11월30일까지.(02)735-8449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