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은행 갈등 '수면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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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회장 윤병철)가 우리카드 증자에 대한 반대와 회계처리 잘못 등을 이유로 우리은행 이덕훈 행장과 부행장 2명에 대해 중징계 방침을 결정, 파문이 일고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이덕훈 우리은행장에게 '엄중주의' 조치를 내리고 최병길 김영석 부행장을 중징계토록 은행에 요구키로 했다.
우리금융은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에 이같은 방침을 보고 했으며 이번주 중 다시 이사회를 열어 징계수준을 확정할 예정이다.
두 부행장에 대한 징계는 정직(停職)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의 이번 조치는 우리카드의 증자 문제와 우리은행의 부실자산정리 회계처리에 대한 이견이 직접적 발단이 됐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지주사측의 우리카드 증자방침에 반발하며 "우리카드를 은행에 합병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결산을 분석한 결과 순이익 1천9백83억원을 과소계상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일종의 분식회계인 만큼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7천5백79억원으로 불어난다.
우리금융은 이를 13일 증권거래소에 공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이같은 표면적인 이유 외에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경영진의 뿌리깊은 반목이 이번 사태의 근본 요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경영진은 출범 때부터 우리은행에 대해 지주회사의 결정에 '복종'토록 요구해 왔으나 우리은행은 "지주회사의 지나친 간섭은 경영자율성을 해친다"며 독자적인 경영을 주장, 마찰을 빚어 왔다.
우리은행은 이번 문책요구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도 우리카드와 우리은행의 합병을 불가피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고 금감원의 기준에 따른 회계처리인 만큼 문제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어 문책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중징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은행장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우리은행 노조는 "진상을 정확하게 파악한 뒤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