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엔지니어링, 증자발표후 급락세로 돌면

액정표시장치(LCD)장비 생산업체인 탑엔지니어링 주가가 유·무상증자 발표 이후 급등락하고 있다. 유·무상증자를 결의했을 당시만 해도 호재로 여겨졌지만 물량부담과 주가 급등에 따른 고평가 분석이 뒤늦게 제기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14일 코스닥증권시장에서 탑엔지니어링은 코스닥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2천1백원(9.27%) 떨어진 2만5백50원에 마감됐다. 유·무상증자 결의를 공시한 전날에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아 52주(1년) 신고가를 경신했다가 하루만에 폭락세로 돌변했다. 유상증자 이유는 원자재 구입과 공장 부지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유상증자는 2백64만주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 유상증자에 이어 주당 0.3주를 배정하는 3백43만주의 무상증자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증자가 끝나면 발행주식수가 현재의 8백80만주에서 1천4백87만주로 69%(6백7만주) 늘어나게 된다. 현대증권은 유·무상증자로 인한 물량부담과 주당순이익(EPS) 희석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 증권사 윤필중 연구원은 "증자에 따른 주식물량 증가와 주가 급등 등을 감안하면 추가 매수 전략은 부담스럽다"면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췄다. 그는 "이번 유상증자로 주당순이익(EPS)이 30% 가량 희석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근 2주간 주가가 코스닥지수보다 28.9%포인트나 초과 상승한 데다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가치 희석화를 고려할 경우 현 주가는 부담스럽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탑엔지니어링은 증자발표를 앞둔 최근 2주간 주가가 35%나 올랐다"면서 "유·무상증자 실시 기업의 주가는 공시일 이전까지 소문을 타고 오르다가 재료노출과 함께 매물이 쏟아져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