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소르ㆍ아스완] 이집트 화려한 불꽃…파라호 부활의 찬가

나일강은 세계에서 가장 긴 강이다. 적도 부근에서 발원, 6천7백여km를 흘러 지중해로 빠지는 이 강은 인류문명의 젖줄이었다. 신기할 정도로 온건하고 규칙적인 범람은 강 유역을 비옥하게 만들어 메소포타미아의 티그리스ㆍ유프라테스강, 인도의 인더스강, 중국의 황하강 유역과 함께 인류 최초의 문명을 꽃피울수 있게 했다고 한다. 우주를 오가는 현대인의 과학지식으로도 풀 수 없는 신비의 피라미드, 거대한 스핑크스와 오벨리스크, 태양신 라를 꼭짓점으로 한 부활의 신앙과 사회체계의 얼개… 나일강이 선물한 인류 첫 문명의 흔적은 아직 스러지지 않은 채 빛을 발하고 있다. 당시의 모습은 과연 어떠했을까. 한반도에서는 돌조각을 연장 삼았던 신석기시대에, 문명의 불꽃을 화려하게 피워 올렸던 상(上)이집트 지역으로 향한다. 출발점은 룩소르. 고대 이집트 신왕조(기원전 1567∼1085년) 시대의 수도였던 룩소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유적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일강 동쪽의 카르나크유적, 서쪽의 왕가의 골짜기, 하셉수트사원 등이 남아 있다. 카르나크유적은 람세스2세가 지은 이집트 최대의 유적. 그리스의 파르테논신전 보다 1천년이나 앞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수십개의 거대한 스핑크스가 늘어서 있고, 높이 23m, 둘레 15m의 기둥 1백34개로 이루어진 대열주실은 이집트 최고의 건축미를 자랑하는 곳으로 꼽힌다. 왕가의 골짜기는 부활을 꿈꾸었던 죽은자들의 도시. 신왕국시대 파라오들의 지하무덤이다. 깎아지른 듯한 암벽 위에 작은 굴을 파 미로로 연결해 놓고 분묘와 보물창고를 두었다. 이같은 분묘형태는 피라미드 이후 나타난 것으로 도굴방지를 위해서라고 한다. 유일하게 도굴되지 않았던 소년왕 투탕카멘의 유물이 발견된 곳으로 유명하다. 하셉수트사원은 최초의 여성 파라오 하셉수트가 건설한 사원으로, 베르디가 수에즈운하 개통(1869년)을 기념해 작곡한 오페라 아이다가 매년 공연되는 곳이다. 룩소르 남쪽 아스완은 잘 알려진 겨울 휴양도시. 남쪽의 유적을 둘러보는 기점이다. 거대한 규모의 아스완댐을 볼 수 있으며, 펠루카라는 작은 돛배를 타고 즐기는 나일강 유람이 운치 있다. 코끼리섬에는 나일강의 범람을 막기 위해 수위를 측정하던 수위계와 박물관이 있다. 고대왕조의 쿤사원, 그리스ㆍ로마시대의 공동묘지 등을 볼 수 있다. 미완성의 오벨리스크는 길이 41.7m로 현존하는 오벨리스크중 최대 규모. 고대 이집트의 석공기술을 엿볼수 있다고 한다. 아스완 남쪽으로 2백80km 떨어져 있는 아부심벨의 대신전도 입이 벌어지게 만든다. 아부심벨 대신전은 람세스 2세가 바위절벽을 깎아 만든 암굴신전. 아스완하이댐 건설로 수몰될 뻔했는데 국제적 도움을 받아 1만6천여개의 조각으로 해체, 원래 있던 자리에서 60m 위쪽인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 신전 안에 들어가면 이주 당시의 작업모습을 담은 사진을 볼 수 있다. 대신전 입구에는 22m 높이의 거상 4기가 나일강을 굽어보고 있다. 람세스 2세의 모습을 본떠 만든 것이라고 한다. 4개의 방으로 이뤄져 있는 대신전에는 스스로를 신격화한 람세스 2세 자신과 수호신의 상들이 자리하고 있다. 대신전 북쪽 2백m 지점에 람세스 2세의 아내 네페타리를 위해 지은 소신전도 있다. 신전과 석상은 하도 웅장해 당시 파라오의 힘을 느낄수 있다. 끊임없이 도전해 오는 주변 세력들에게 압도적인 정치적 힘을 과시하려고 했던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 이집트의 정식 나라이름은 이집트아랍공화국이다. 수도는 카이로. 인구는 6천4백만명이며, 면적은 한반도의 5배(95%가 사막). 아랍어를 쓴다. 한국보다 7시간 늦다. 통화단위는 이집트파운드. 요즘 환율은 미화 1달러에 6이집트파운드. 24시간 이내의 통과여행자 외에는 비자를 받아야 한다. 공항에서 수수료(15달러)를 내면 비자를 받을수 있다. 겨울철인 11~3월이 여행적기다. 대한항공이 27일부터 매주 월ㆍ목 2회 카이로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2시간30분 정도. 카이로에서 룩소까지는 국내선 비행기로 1시간가량 걸린다. 아스완까지는 1시간20분. 아스완에서 아부심벨까지 버스로 2시간30분 거리다. 하나투어(1577-1212)는 '사막 사파리와 오아시스 캠핑 이집트일주 10일' 상품을 내놓았다. 카이로, 룩소, 아스완, 아부심벨, 멤피스 등 이집트의 주요 도시를 일주하며 문화유적을 둘러보고, 사막 사파리와 오아시스 체험도 즐긴다. 룩소에서 돛단배를 타고 저녁식사를 즐기며 나일강을 유람한다. 11월부터 매주 목요일 출발한다. 1인당 2백69만원. 나이스트립(02-771-1932)은 '이집트 문화탑방 10일' 여행을 안내한다. 베드윈족이 운전하는 지프를 타고 바하리야 오아시스 지역을 달려보고, 사막야영도 체험한다. 룩소에서의 나일강 크루즈도 즐긴다. 30일과 11월13ㆍ20ㆍ27일, 12월11ㆍ25일 출발한다. 1인당 2백39만~2백79만원.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