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준 PB의 '간접상품' 이야기] (9) 안전상품 집착 탈피 성공사례

지난해의 재테크 키워드가 '부자'였다면 올해 키워드는 '10억원'이란 단어가 아닌가 싶다. 10억원이란 금액은 그동안 막연했던 부자의 개념을 구체화시킴으로써 '부자 마인드' 열풍을 낳게 했다. 하지만 저금리가 고착화되고 있는 지금은 부자의 꿈을 키우고 실현시키기에 어려움이 많은 시기다. 서울 성북동에 사는 S씨는 금융자산 10억원 가량을 보유한 사업가다. 그는 한때 주식을 직접 투자하다가 큰 손실을 경험한 뒤 주식은 물론 주식형간접상품 투자를 아예 배제하고 있다. '주식=위험'이란 학습경험이 뇌리에 박혀있는 S씨는 수익이 낮아도 안전한 상품만 고집하고 있었다. 하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저금리 상황은 S씨에게 더 이상 안전한 상품만을 고집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에 S씨는 지난 5월 필자를 찾아와 세 차례 상담했다. 우선 투자성향을 분석해보니 S씨는 높은 기대수익이 기대된다면 일정 정도의 원금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중립형 투자성향'으로 파악됐다. 중립형 투자자는 주식과 채권투자 비율을 6 대 4로 하는 게 권고치지만 필자는 다소 보수적으로 조정해 5 대 5로 할 것을 권했다. 이에 따라 S씨의 전체 금융자산 10억원 중 5억원은 지난 6월4일 종합주가지수 640포인트 시점에 10%의 수익률을 목표로 주식혼합형펀드에 가입했고,나머지 5억원은 나중에 시장상황을 봐가며 추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머니마켓펀드(MMF)에 넣어두었다. MMF에 있던 5억원은 이전 주식혼합형 투자분이 6%의 수익을 거두고 있던 지난 7월 중순에 추가로 주식혼합형상품에 투자됐다. 지난 9월3일 주가 변동성이 다소 커질 조짐을 보이자 S씨는 필자의 권고로 초기 투자분 5억원을 환매했다. S씨는 투자 원금의 9% 가량인 4천5백만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또 7월 중순에 추가 투자한 5억원은 현재 약 2천4백만원의 평가 수익을 올린 상태인데 언제 환매할지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 결국 10억원을 투자해 S씨는 약 4∼5개월만에 7천만원 정도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수익의 크기는 시장에 의해 결정되고 투자자는 위험의 크기만을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투자는 불가측성에 대한 판단인 만큼 투자하고자 하는 자금의 목적을 명확히 한 후 자신의 성향에 적합한 상품의 선택과 투자시기 분산 등 적절한 위험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안전한 상품만을 고집했던 S씨의 성공적 투자 사례는 이를 입증하고 있다. 한투증권 수석 PB kjhan2@kit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