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창업] 본보기가 될만한 '퇴직자 창업 2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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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때에 이어 또다시 명예퇴직 바람이 불면서 40대와 50대 실직자들이 대거 창업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자기 사업 경험이 없는 월급쟁이들이 창업전선에 뛰어든다는 건 요즘 같은 불황 속에선 만만한 일이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퇴직금까지도 날릴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명퇴자중 창업해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은 실제 사례들은 직장을 나와 창업을 준비하는 4050세대에게 생생한 본보기가 될 수 있다.
◆ 맥주전문점 경영하는 이정록씨(43)
서울 관악구 봉천동 롯데백화점 근처에서 여성우대 맥주전문점 '큐즈'(www.qz-i.com, 031-978-6900)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정록씨는 특별한 기술 없이도 할 수 있는 업종을 물색하다 최근 차별화된 컨셉트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맥주전문점을 창업했다.
이 사장은 조그만 인쇄물 제조업체에 20년간 근무하다 지난 6월말 그만뒀다.
월급도 오르지 않고 전망도 불투명했기 때문.
아내 최영춘씨(43)도 중소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월급으로도 고1, 중2인 남매의 사교육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돌파구로 창업을 결심했던 것.
이 사장이 큐즈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 7월 초.
"우연히 인터넷에서 큐즈를 접하고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기존 점포를 방문한 후 일반 호프집보다 고급스런 인테리어 컨셉트와 차별화된 메뉴,그리고 본사의 지원이 마음에 들어 곧바로 결정했지요."
개업은 한달 만인 8월초에 했다.
롯데백화점 인근 먹자골목에 있는 신축건물 2층에 34평 규모로 점포를 냈다.
관악구 신흥상권인 보라매타운 일대에 대형 빌딩과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낮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그러나 밤에는 유동인구가 뜸해져 새벽 1시가 넘으면 손님이 끊어지는게 못내 아쉽다.
그래서 이 사장은 "사전에 입지를 좀더 꼼꼼히 조사해 영업시간대에 손님이 있는 곳을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창업비용은 점포 임대보증금 5천만원을 포함해 모두 2억원 가까이 들었다.
신축건물이라 권리금은 없었다.
수익은 개업한지 두달이 지난 현재 하루 평균 매출이 1백만원 정도이고 이 가운데 순익은 35만원선이다.
이 사장은 "기왕에 창업할 바엔 힘들더라도 돈 되는 업종을 택하라"며 "과거의 체면에 얽매여 겉보기만 좋은 업종에 매달리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보쌈식당 경영하는 이재철씨(50)
이재철씨는 서울 사당동 지하철 4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이수역 근처에서 '원할머니 보쌈'(www.bossam.co.kr,02-2282-5353)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다.
상업은행(현 우리은행)에서 18년 근무했던 이씨는 IMF 외환위기 때인 98년10월 퇴직했다.
집에서 1년간 쉬다가 다시 7개월간 계약직으로 직장을 다녔다.
그러나 계약직 월급으로 네식구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
특히 대학생인 두 아들의 학비를 대기가 불가능했다.
"식당을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러나 뭔가 돈 되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원할머니보쌈 가맹점을 연 결정적인 동기는 은행원 동료가 수원에서 같은 브랜드 가맹점을 창업, 장사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 사장이 운영하는 점포 입지는 역세권인데다 대형 백화점도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또 배달이 가능한 지역 내에 5천가구 정도 되는 아파트 단지도 있다.
그는 점포 구하는데 6개월을 소비했다.
매장손님과 배달손님이 많을 만한 곳을 찾아다녔다.
1층, 20평 규모 점포의 권리금과 보증금은 8천만원선.
이밖에 가맹비 및 인테리어 등에 3천만원이 더 들어가 창업비용은 모두 1억1천만원 들었다.
오픈한지 2년이 지난 현재 월 평균 매출은 2천7백만원 정도.
이중 순이익이 매출대비 25% 선이다.
생고기와 김치속 등 원ㆍ부재료의 90%를 매일 오전 본사에서 공급해준다.
영업은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배달은 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직접 나가고 있는데 배달매출은 총 매출의 20∼30%선에 그치는 실정.
이 사장은 "유행업종보다 안정적인 매출이 오르는 업종을 고르는 일과 본사를 잘 선택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