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상승에 여신금리도 덩달아 '꿈틀'

◆시장금리 왜 오르나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가장 중요한 원인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다.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나라만 계속 소외되지는 않을 것이란 믿음이 금리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일부에선 최근의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이 금리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확대돼 경기회복을 앞당기게 된다는 논리다. 자금시장 내부 요인으로는 채권 수급도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고채 예보채 외평채 등의 공급이 크게 확대된데다 앞으로 물량이 더욱 늘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 팽배해 있다. 채권 공급이 늘어나면 채권값이 떨어지고 반대로 수익률은 오르게 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의 시장금리 상승은 경기회복에 대한 심리적인 기대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본격적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는지는 두고봐야 하겠지만 이달 들어 반전된 분위기가 다시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금리도 덩달아 상승 은행들의 대출금리도 이달 들어 오르기 시작했다. 대출금리에 연동하고 있는 CD 유통수익률이 최근 꾸준히 상승한데다 은행들이 정부의 부동산 투기대책에 발맞춰 부채비율이나 소득증빙 여부 등에 따라 가산금리를 물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은행인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22일 5.37%(최저금리 기준)였으나 이달 1일 5.41%로 상승한 후 13일 5.47%,22일 5.51% 등으로 오르고 있다. 한 달 동안 금리가 0.1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특히 이달 말부터는 소득증빙 자료를 내지 않는 고객에게 최대 1%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물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30일 연 5.47%였으나 현재 5.54%까지 상승한 상태다. 같은 기간 최고금리도 연 6.12%에서 6.19%로 0.07%포인트 올랐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달 30일 5.87% 수준이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달 22일 현재 5.94%로 올랐으며,외환은행 금리도 지난 6일 연 5.48%에서 22일 5.54%로 상승했다. 조흥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이달 들어서만 0.08%포인트 인상됐다. ◆예금금리 인상도 검토 은행들은 시장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예금금리 인상을 일제히 검토하기 시작했다. 은행권에서는 가장 먼저 제일은행이 다음달 3일부터 추가금리를 지급하는 특판 정기예금을 판매한다. 현재 연 4.2%인 퍼스트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올려 두 달간 한시 판매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0년 초 이후 처음으로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가량 인상하는 방안을 놓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시장금리 상승세를 감안해 수신금리를 0.1%포인트 가량 올리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외국계인 씨티은행은 수신확대 차원에서 최고 연 4.6%의 고금리를 지급하는 1년짜리 정기예금을 내놓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대출금리뿐만 아니라 수신금리도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