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시티 '조건부' 법정관리 ‥ 계약자 분양금 완납땐 회생가능

동대문 복합쇼핑몰 굿모닝시티가 22일 '조건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윤창렬 회장(구속중)의 분양대금 횡령과 정ㆍ관계 로비사건인 이른바 '굿모닝게이트'로 공사가 중단된지 6개월만이다. 이번 법정관리 결정은 분양대금 횡령사건에 연루된 쇼핑몰로서는 첫 사례여서 회생에 성공할 경우 향후 상가분양 투자피해와 관련해 새로운 구제대안으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서울지법 파산4부(재판장 차한성 부장판사)는 이날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측이 낸 회사정리절차(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여 개시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법정관리인으로는 건영 전 법정관리인인 길순홍씨(60)와 우성건설 파산관재인을 역임했던 김진한 변호사(57)가 선임됐다. 재판부는 "일단 미납된 분양대금 3천3백30억원(추정)이 모두 걷힐 경우 회생 가능성이 높다는 계약자협의회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실사 결과에 따라 법정관리 여부가 확정되는 '조건부' 법정관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정밀실사 결과 법정관리자격이 없거나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파산처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 의미ㆍ전망 =이번 결정으로 3천5백여명의 분양피해자를 양산한 복합쇼핑몰 개발사업의 회생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계약자협의회측이 법정관리 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남은 미납금을 모두 내기로 결의한 상태인데다 완공될 경우 일반채권(6백50억여원)을 모두 갚고도 흑자를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굿모닝시티 개발예정지는 패션몰 집적지인 동대문상권에서도 '최고의 요지'로 평가받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법적 자격에 하자가 없는 이상 일반 기업체와 똑같은 절차를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분양계약자들의 충실한 의무이행과 자구노력이 회생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 향후절차 =법원은 오는 12월 15일까지 굿모닝시티에 대한 채권신고를 받은 뒤 12월 31일까지 채권 및 자산, 사업가치 등에 대한 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후 내년 2월6일 1차 관계인집회를 열어 채권규모 및 권리를 확정한다. 실사는 삼일회계법인이 맡았다. 굿모닝시티는 현재 부채(4천2백20억원)가 자산(3천7백80억원)에 비해 4백40억원가량 많은 상태다. 법원은 "통상 채권확정 이후 법정관리 인가까진 두세달 정도 걸리지만 굿모닝시티측의 항고가 접수될 경우 그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측은 이와 관련, "피해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이 열려 기쁘다"며 "법정관리인과 긴밀히 협조해 공개입찰 방식으로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