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환율공세 미온적 대처 비판

미 의회가 중국 위안화의 달러 페그제도에 대한 반발로 보호무역주의로 흐르고 있다. 특히 존 스노 재무장관이 30일 '중국은 환율조작국이 아니다'고 의회에 보고하자 여야 모두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의원들은 거친 용어를 구사했다. 공화당의 짐 버닝 상원의원은 "중국은 사기를 치고 있다"며 그들에게 강력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회계개혁 법안을 주도했던 민주당의 폴 사베인스 상원의원도 중국이 위안화 가치 상승을 막기 위해 지난 한해에만 1천1백10억달러 상당의 외환을 매입했다며 그 증거를 제시했다. 공화당의 엘리자베스 돌 상원의원은 "위안화 환율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재무부에 실망했다"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재무부를 비난했다. 민주당의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미국이 장갑을 벗고 중국과 싸워야 할 지금 어린이용 장갑을 끼고 있는 격"이라고 공격했다. 슈머 의원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중국제품에 대해 보복 차원에서 관세를 높이자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현실에 맞춰 평가절상하지 않을 경우 그동안 인위적으로 낮게 운용함으로써 얻은 이득 만큼을 중국 제품에 대해 관세를 높여 환수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이 법안에 많은 의원들이 동조,중국의 환율운용에 불만을 품은 의회의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실감케 했다. 의회의 보호무역주의는 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자동차 업계의 로비단체들 중심으로 엔화 환율 운용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불만은 곧바로 의회에 전달돼 의회의 보호무역주의 경향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