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달랏골프'] "구름산책하며 라운드…" 호쾌한 티샷

베트남 최대 도시 호치민 탄손누트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북쪽으로 45분 정도 더 가면 '달랏'이라는 휴양도시에 도착한다. 달랏은 해발 1천5백m의 고지대. 때문에 일년 내내 기온이 섭씨 17~20도 정도로 온화하다. 이 도시는 베트남이 프랑스의 통치를 받던 시대에 개발되면서 베트남 왕족들이 즐겨 찾는 휴양지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인구 2만명 정도의 이 소도시는 1백여년 전의 프랑스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상을 준다. 대부분의 건물에서 유럽식 건축 양식을 찾아볼 수 있다. 유럽과 다른 점이 있다면 거주민이 베트남 고산족이라는 것 뿐. 달랏은 베트남인들에겐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찌는 듯한 더위에 익숙한 베트남인들은 이 곳에서 두꺼운 털 모자와 점퍼를 입고 다니기도 한다. 달랏을 향해 구비구비 올라가는 길은 구름과 상쾌한 공기가 동행한다. 산과 계곡 사이를 돌고 소나무 숲을 지날 때면 한국의 가을 설악산을 연상케 할 정도다. 도심 중앙에 위치한 달랏 팰리스 컨트리클럽은 1922년 개장한 베트남 최초의 골프장. 당시 지어진 작고 아담한 클럽하우스는 베트남 마지막 황제인 바오다이 황제가 자주 들렀던 곳으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 골프 코스는 1992년 18홀 규모로 재개장한 후 1998년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총연장 7천9야드의 챔피언십 코스로 페어웨이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해저드가 많기 때문에 공략이 결코 만만치 않다. 파4인 3번홀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도그레그 코스. 장타자는 원온을 시도해볼 만하다. 그러나 정확도가 떨어질 경우 그린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벙커와 그린 뒤쪽의 워터 해저드가 큰 위협이 된다. 5번홀(파3)은 그린까지 길게 연결된 왼쪽의 워터 해저드가 심리적으로 부담을 줘 티샷에 앞서 마음을 먼저 다스려야 하는 곳으로 꼽힌다. 6번홀(파5)은 오른쪽 OB와 왼쪽 해저드가 겹친 난코스. 그러나 코스가 그다지 길지 않은 편인 데다 그린이 평이해 투온만 한다면 이글의 보상도 받을 수 있는 매력적인 코스다. 주변에는 베트남 마지막 황제 바오다이의 여름 별장과 산속의 작은 폭포 등 산책하며 둘러볼 만한 장소들이 있으며 프랑스식과 베트남식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식사는 색다른 미각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 달랏의 장점은 휴식을 위한 최적의 장소라는 것. 대부분의 왕실휴양지와 신혼여행지가 그러하듯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쉬며 일상을 털어버리기에 적합하다. 호도투어(02-493-2002)는 매주 일요일 출발하는 5일짜리 골프상품을 1백9만원에 내놓았다. 호치민의 송베컨트리 클럽에서 18홀, 달랏 팰리스 컨트리클럽에서 45홀 등 모두 63홀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 날에는 호치민시의 차이나타운 관광과 사이공강 선상 디너쇼로 피로를 푼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