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젠 지칠대로 지쳤다" ‥ 대선자금 수사확대에 冬鬪까지

재계가 초긴장하고 있다. 검찰의 대선자금 전면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데다 노동계마저 총파업을 선언,기업들은 바짝 얼어붙다 못해 무력감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2일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 입장 표명으로 대선자금 수사는 곧 10대 그룹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게다가 노동계는 이미 손해배상 소송 및 가압류 철회를 촉구하며 파업 돌입을 위한 수순밟기에 들어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때마다 겪는 정치자금 파동에, 시도 때도 없는 노조의 '연중 파업'으로 기업은 이미 지칠대로 지쳤다"며 "기업인들은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는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대우조선해양 두산중공업 쌍용자동차 등 대규모 사업장의 노동조합들은 민주노총의 △6일 시한부파업 △9일 전국노동자대회 △12일 총파업 결정에 따라 본격적인 파업 준비에 나섰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3일 민주노총 지침에 따라 파업 찬반투표를 벌이기로 했으며,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찬반투표 없이 곧바로 파업에 동참키로 했다. 노동계가 전면 투쟁의 움직임을 보이자 경제 5단체는 3일 오전 11시 서울 롯데호텔에서 부회장단 긴급 회의를 갖고 노조의 총파업과 정부의 손배소 남용 방지안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2월 두산중공업 사태로 촉발된 춘투가 주5일제 근무 및 경영권 참여를 내세운 하투와 추투로 이어지더니 이번에는 동투로 번지고 있다"며 "투쟁일변도의 노조에 염증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재계는 특히 최근 정부가 손해배상 및 가압류 남용 방지안을 강구하는 등 과거와 같은 친노조 성향의 정책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총 김영배 전무는 "최근 노조원의 잇단 자살 및 분신사건 이후 노동계의 강경 투쟁 분위기에 정부는 경제상황을 감안해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노동계의 동투와 검찰의 수사 확대는 자칫 한국 경제를 회생 불능의 상황으로 빠뜨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