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對美 통상압력 본격화

유럽연합(EU)이 미국의 자국 수출기업에 대한 세금감면 조치에 맞서 단계적인 보복관세를 부과키로 한 데 이어 미국산 철강제품에도 관세 보복조치를 결정,대미 통상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파스칼 라미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4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주 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의 수입철강 관세부과 조치를 'WTO 규정위반'으로 최종 판정할 경우 오는 12월 중순께 미국산 철강제품에 총 22억달러의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미 위원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자국 철강기업에 대한 보호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EU도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물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U는 지난해 3월 부시 대통령이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산 철강제품에 부과한 고율의 관세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20억달러 이상의 관세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해 왔다. WTO 분쟁처리 소위원회는 지난 5월 미국의 외국산 철강제품 관세 부과를 'WTO 규정위반'으로 판정했다. 그러나 미국측이 상소,오는 10일 분쟁처리 상급위원회에서 최종 판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라미 위원은 또 다른 분쟁 사안인 미 정부의 수출기업 세금감면 문제와 관련,"WTO가 불법이라고 판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말까지 세금감면 조치를 폐지하지 않는다면 내년 3월부터 총 40억달러에 달하는 단계적 관세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도 재차 분명히 했다. 앞서 지난 5월 WTO는 미 정부가 자국기업들을 대상으로 연 50억달러 상당의 세금감면 혜택을 부여,불법적인 보조금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EU측의 보복관세 권리를 인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EU측은 미 의회가 세제혜택 철폐 시점으로 제시한 3년 시한을 앞당겨 올해 말까지 수출기업 세금감면을 철폐하라고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