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섬유소 섭취량 많이 부족해요"..식이섬유분야 조성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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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 회사로 유명한 미국 켈로그사의 영양담당 상무로 일하는 조성수 박사(53)는 미국 식품 영양학 분야에서 실력자로 꼽힌다.
지난 70년대 당시 불모지였던 식이섬유 분야를 개척해 지금은 세계적인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최근 한국영양학회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식이섬유소가 지방대사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의 논문을 발표해 업계와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에선 하루에 식이섬유를 25∼35g 섭취하라고 권장하고 있어요.한국 성인의 경우 하루 평균 섬유소 섭취량이 15g 내외여서 상당히 부족하다고 봅니다."
조 박사는 섬유소가 단백질 탄수화물 비타민 미네랄에 이어 필수 영양소로 자리잡고 있다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출신인 그는 졸업 후 숭실대 강사로 일하다 뜻한 바 있어 75년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위스콘신대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당시 식이섬유에 큰 관심이 없었다.
식품분야에선 비타민이나 무기질 연구가 인기를 끌었던 것이다.
"70년대에 식이섬유를 연구한다고 하면 왕따 취급을 받곤 했어요.그러나 연간 5천달러나 들던 학비와 생활비를 대기가 버거운 상황에서 식이섬유 공동연구를 제안하는 지도교수님의 제안을 뿌리칠 수 없었지요."
조 박사는 지금 생각하면 그 때 선택을 참 잘 한 것 같다고 했다.
미개척 분야여서 더욱 집념을 갖게 됐다고 한다.
조 박사는 영양소 표시 국제표준 제정에도 큰 공헌을 했다.
90년대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유럽연합과 함께 식품포장에 영양소를 표시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 자신이 제안한 표기방식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것이다.
현재 전세계 식품 포장지에 부착된 영양소 표시는 모두 조 박사의 표준을 따르고 있다.
영양학적으로는 아직 베일에 싸여있는 섬유소의 정체를 뚜렷하게 밝혀내는데 조 박사가 어떤 역할을 할지 미국 식품업계와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