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글로리, 하와이서 日 산리오 제압

국내 캐릭터 문구업체인 모닝글로리가 일본 자본과 일본 교포가 많은 미국 하와이에서 일본의 세계적 문구업체인 산리오를 압도하고 있다. 고양이 캐릭터 '헬로우 키티'로 유명한 산리오는 미국 본토에만 취급점이 5천여개에 이르는 문구업체. 그런데 하와이에서만큼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모닝글로리의 하와이 매장은 최근 8년새 1개에서 11개로 늘었고 이달 중 3개를 추가 개설하면 모두 14개로 증가한다. 반면 이 기간 중 산리오 매장은 폐점이 속출,18개에서 5개로 줄었다. 연간 매출액 4백70억원(지난해)에 불과한 다윗 모닝글로리가 캐릭터매출만 2조5천억원에 달하는 골리앗 산리오를 누르고 있는 것이다. 인구 1백21만명의 하와이에 한국 교포는 1.9%,일본 교포는 18.3%를 차지,일본교포수가 9.6배에 이른다. 모닝글로리가 하와이에서 첫 선을 보인 건 지난 1995년 12월. 현재 하와이대학가에서 직영매장을 운영하며 모닝글로리 하와이 총판을 맡고 있는 김상익 사장(43)이 첫 매장을 열었다. 그는 당시 하와이 지도를 직접 그리며 하와이시장을 석권하겠다고 마음먹었고 이를 이뤄가고 있는 것이다. 모닝글로리의 선전에는 이유가 있다. 섬 지역의 특성상 유행이 빠르고 캐릭터수명이 긴 점을 이용했다. 모닝글로리의 대표 캐릭터인 블루베어(곰)와 바부(강아지)를 전면에 내세워 매장끼리 협력체를 구성,통일성 있게 마케팅을 펼쳤다. 매장 내 타회사 제품 비율은 20% 미만으로 유지했다. 그나마 모닝글로리의 제품과 경쟁이 되지 않을 보완적인 아이템으로만 구성했다. 아이템은 선물용품보다는 꾸준한 소비가 일어나는 노트 다이어리 등 문구류와 앨범 펜꽂이 봉제인형 등 생활용품에 초점을 맞췄다. 크리스마스 부활절 등 특정 시기에는 세트로 묶어 선물하기 편리하도록 했다. 현지 TV광고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을 집중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 지난해 하와이매장에서 거둔 매출이 20억원. 모닝글로리 본사 전체 수출액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올해는 14개 매장에서 30억원가량을 팔 전망이다. 김상익 사장은 "90년대에는 산리오보다 가격이 30∼40% 저렴했지만 공격적인 마케팅과 국제화된 디자인,다양한 아이템으로 인기를 얻어 이제는 더 비싼 제품도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