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공공개발사업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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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지역 공공개발 사업이 대거 차질을 빚고 있다.
개발계획이 알려지면서 부동산 투기세력들이 몰려 땅값을 천정부지로 밀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 중구청은 최근 중구 성안동 성동마을 일대 43만㎡를 골프장과 승마장 수영장 실버타운 노인전문병원 등이 들어서는 '스포츠 실버휴양특구'로 개발키로 하고 재정경제부에 스포츠 실버휴양특구 지정신청을 냈다.
또 인근에는 32만㎡ 규모의 첨단 산업시설단지와 구민 종합운동장도 건립키로 했다.
이같은 개발 계획에 따라 성안동 일대 그린벨트 지역이 해제가능지역에 포함되면서 지가가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
성안동 일대 논과 밭은 개발계획과 그린벨트 해제가 논의되기 전 평당 5만∼8만원선에 거래됐으나 최근 투기현상과 함께 30만∼40만원선까지 폭등해 중구청의 부지 매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형편이다.
또 법무부와 법원행정처가 남구 옥동 법원과 검찰청사를 오는 2010년까지 이전키로 하고 이전부지 물색에 나선 이후 중구와 남구의 기초자치단체가 유치전에 나서면서 이전후보 예정지의 땅값도 들썩거리고 있다.
법무부가 검토중인 이전 후보지는 남구 3곳, 중구 2곳 등 모두 5곳으로 대부분 그린벨트이거나 조정가능지역으로 규모는 2만5천∼3만평 정도다.
법원행정처가 실사작업을 벌여 연말까지 예정지를 확정키로 한 가운데 이미 중구 울산교육청 건립부지 주변 그린벨트 지역의 경우 평당 15만∼20만원에서 35만∼40만원으로 뛰었다.
다운ㆍ우정동 그린벨트 지역도 최근 수개월새 매매가격이 평당 60만∼70만원으로 두배 가량 올랐다.
법조타운이 옮겨질 경우 법원 검찰청은 물론 변호사 법무사 사무실과 식당 등 적어도 3백여개의 각종 업무시설과 주거단지 등으로 신흥상권이 형성된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경부고속철 울산역사 예정부지 땅값도 지칠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 논은 평당 30만∼4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 일대 논은 도시계획상 생산녹지지역으로 공시지가는 5만원선이다.
이같은 투기조짐은 울산시가 투기억제를 위해 공영개발키로 한 권역에서 크게 벗어난 2차 역세권과 언양읍 지역으로 확산돼 인근 지역의 논도 6개월 전 6만∼7만원선이던 것이 최근 15만∼2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몰려든 전문 투기꾼들이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지주들에게 매매를 부추기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투기꾼이 빠지고 난 뒤 들이닥칠 집단 민원과 사업비 부담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