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소멸, 관련株 어디로··· ‥ KCC "현대그룹을 계열사 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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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고려화학(KCC)이 14일 현대그룹의 계열 편입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과 관련, 증권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국내증시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기업들이 인수합병(M&A)을 사전방지하기 위해 고(高)주가 유지정책과 대주주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사주 매입 등에 적극 나설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건은 재벌의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불신을 다시한번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KCC의 현대그룹 계열 편입방침 발표 이후 현대엘리베이터 금강고려화학 등 관련주들은 혼조세를 보였고 향후 주가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 엇갈리는 증시 영향
이번 현대그룹 사태는 증시에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신성호 우리증권 상무는 "증시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주주 지분이 낮은 기업의 경영권 방어 문제가 급부상하게 됐다"며 "향후 기업들은 대주주 지분을 높이거나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경영권 방어에 적극 나설 것이고 또 주가를 높게 유지하기 위한 정책도 활발히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채원 동원투신운용 자문운용실장은 "올 5월까지 5천원대에 불과했던 주가가 한때 9만원대까지 상승했던 현대엘리베이터는 물론 같은 기간 2천원대에서 1만원대로 뛴 현대상선의 사례처럼 저평가돼 있던 종목들이 M&A 테마를 계기로 주가가 재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금강고려화학의 경영능력이 현대그룹보다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보다 유능한 경영진에게 현대그룹 계열사가 넘어가면 미래 기업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다만 본업과는 무관한 기업의 지분경쟁 과정에 개입하면서 내재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현대그룹 계열사 주식 매수에 동참했던 금강고려화학은 기업가치를 훼손당하고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이들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 관련주 주가 전망
이날 금강고려화학 현대엘리베이터 등 관련주들의 주가는 엇갈렸다.
현대엘리베이터와 금강고려화학은 약보합세로 마감됐다.
반면 현대상선 현대증권 등 현대 계열사 주가는 3∼4%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날 'M&A 재료'가 소멸됨에 따라 관련주 주가는 결국 '내재가치'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채원 실장은 "현대엘리베이터는 기업의 내재가치가 4만원대로 분석되고 있는 만큼 주가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금강고려화학도 본업과 무관한 지분경쟁에 동원된 부정적인 인식으로 향후 주가 상승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ㆍ상선 등 현대계열사의 주가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들은 판단을 유보했다.
향후 금강고려화학측이 현대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사업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 등 불확실한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