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명품 위조 수출…손배 책임없다" ‥ 법원

국내에 판매되지 않는 해외 명품을 위조해 보따리상을 통해 역수출ㆍ판매한 업자는 상표법의 속지주의 원칙과 국제사법 등에 따라 민사상 손배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박일환 부장판사)는 16일 일본 유명상표 X GIRL 제조업자 G사가 "가짜 X GIRL 제품을 보따리상을 통해 일본에 유통시켜 손해를 봤다"며 국내 의류판매업자 박모씨(45)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표법 67조는 상표권 침해로 인해 '영업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 손해액을 계산하는 조항인데 원고는 한국에서 상표권 등록만 했을 뿐 생산ㆍ판매 등은 하지 않아 '영업'했다고 볼 수 없어 손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일본 내 상표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한다면 국제사법(國際私法ㆍprivate international law) 24조에 따라 일본법이 준거법이 되는데 박씨가 불특정 보따리상에게 모조품을 판매했더라도 일본 상표권 침해를 위한 공모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한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별도의 역외적용 규정이 없는 일본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