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의 '골프와 경영'] '골프와 3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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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에게 필수적인 자질은 무엇일까?
전통적으로는 학습지능(IQ)이 뛰어난 엘리트가 CEO를 맡았지만 복잡 다양한 21세기 환경에서는 멀티플 지능이 필요해졌다.
하버드대학의 심리학 교수 다니엘 골맨은 EQ ,즉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Q란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기능이다.
자기자신의 감정은 물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은 대인관계가 좋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설득력,협상력,고객서비스 능력,리더십 등에서도 유리해진다.
IQ도 높고 EQ도 높은 사람은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크고 비록 IQ가 높지만 EQ가 낮은 사람은 실패하기 쉽다.
비록 IQ가 조금 낮더라도 EQ가 높은 사람은 자기관리를 잘 하고 타인의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다.
물론 IQ도 낮고 EQ도 낮은 사람,그러니까 머리도 나쁜데 성질까지 고약한 사람은 실패하기 쉽다.
같이 골프를 치다보면 이같은 네 가지 타입이 그대로 드러난다.
학력이 높고 엘리트 소리를 듣는 사람도 EQ가 낮은 사람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그냥 무너지는 게 아니라 동반자들의 마음까지 서늘하게 할 때가 있다.
혼자서 욕을 하는 사람,캐디에게 화를 내는 사람,골프채로 지구를 두드리는 사람,심지어는 벙커위치나 핀위치까지도 욕을 해대는 사람이 있다.
모두 감성지능이 부족한 탓이다.
자기 자신의 마음부터 다스리지 못하면 공이 제대로 맞을 리 없다.
하버드대학의 로버트 콜스 교수는 MQ,즉 윤리지능(Moral Intellience)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리지능이란 윤리적인 분별력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MQ가 낮은 사람은 뇌물과 선물을 구별하지 못하고 꿀꺽꿀꺽 받아먹다가 쇠고랑을 차게 된다.
MQ가 낮은 사람은 골프장에서도 본색이 그대로 들어난다.
살짝살짝 터치하기,알까기,핸디캡 속이기 등은 예사고 심지어는 스스로 '멀리건'을 받는가 하면 자신에게 기분 좋게 '기브(give)'까지 준다.
어쩌다 이런 사람하고 골프를 하다보면 기분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최선의 대책은 다음에 만나지 않는 것이다.
'상급자의 MQ가 하급자의 MQ를 지배한다.''MQ는 전염된다.'
로버트 콜스는 이런 주장을 했는데 옛날 속담과 비슷한 점이 있어 흥미롭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까마귀 나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골프장에 가면 어차피 IQ,EQ,MQ가 드러나게 돼 있다.
이 3Q가 모두 높은 사람이 공도 잘 치고 대인관계도 좋고 사업도 잘 한다.
나는 골프장에 갈 때마다 3Q훈련을 한다는 마음 자세로 임한다.
두뇌개발,감정조절,윤리테스트를 할 수 있는 실전교육장이 골프장인 셈이다.
3Q 대신 ZQ(잔머리 지수)만 높이려는 사람은 골프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아까울 뿐이다.
골프장에 갈 때마다 점수에만 신경쓰지 말고 3Q훈련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