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소외받던 新기술 美서 인정 200만불 유치" .. 배한욱 사장

국내에서 투자자를 못 구해 부도직전까지 몰렸던 중소기업의 사장이 미국 OTCBB(우리나라의 제3시장에 해당)에 회사를 등록해 2백만달러를 유치했다. 주인공은 위성방송수신에 사용되는 위성추적안테나와 LNB를 생산하는 엠비테크(MBtech Inc.)의 배한욱 대표(46). 2001년 초 설립된 엠비테크는 설립 1년만인 지난해 캐나다의 대형 위성방송국인 스타초이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1백50만달러 규모의 장비를 수주했다. 하지만 경영부실과 해외영업력의 한계로 다시 1년여만에 부도 위기에 몰리게 됐다. 삼성물산 해외지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배 사장이 경영권을 넘겨 받은 것은 올해 5월이었다. 배 사장은 우선 회사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국내 벤처투자회사 등을 거의 모두 찾아갔다. 그러나 하나같이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투자자금 회수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국내에서는 해답을 찾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생각한 곳이 미국 OTCBB였지요." OTCBB는 나스닥회사가 나스닥과는 별도로 운영하는 일종의 장외시장이다. "ISRP라는 회사를 통해 시장에 등록하는 방안이 제시됐어요.ISRP는 주 사업모델이 실패한 등록업체였는데 문제는 등록기득권조로 건네주는 지분을 얼마나 낮추느냐는 것이었어요." 배 사장은 재무담당 박상은 이사와 함께 협상 끝에 보통 30~35%인 양도지분율을 20%로 낮추고 컨설팅비도 면제받는 조건으로 이 회사를 인수·합병했다. 외형상으로는 ISRP가 엠비테크를 인수·합병한 후 이름을 엠비테크로 바꾸고 지분 20%를 기존 ISRP주주측이,80%를 기존 엠비테크 주주측이 나눠 갖는 방식이다. 10센트에 못미치던 이 회사 주가는 인수·합병후 급상승세를 탔고 투자제의가 들어왔다.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GEM)에 즉시 전환조건의 전환가격 1.25달러 만기 5년의 전환사채 1백만달러어치를 발행한 데 이어 현재 1백만달러어치를 추가 발행해달라고 제안받은 상태다. 또 독일 무선업체를 인수해달라는 제의도 들어왔다. OTCBB(www.otcbb.com)에 따르면 23일 현재 엠비테크의 주가는 45센트로 시가총액이 1천5백60만달러에 이른다. 엠비테크는 지난달부터 충북 음성에 공장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최근 일본과 7백만달러 규모의 제품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영업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배 대표는 "미국의 디렉TV,에코스타 등 대형 위성방송사의 구매담당 임원들과 미팅을 가질 정도로 회사 위상이 높아졌다"며 "앞으로 세계적 위성방송 장비업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