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브랜드로 中 충칭시장 잡겠다"..이권익 이노필백화유한공사 회장

한국인 거주자가 50명 안팎인 중국의 충칭시에 한국 브랜드를 심겠다고 나선 중소기업인이 있다. 중국 4대 직할시의 한 곳인 충칭시에서 '서울의 명동'에 해당하는 다통(大同)로에 지난 주말 문을 연 이노필백화유한공사의 이권익 회장(49). 8층 건물에 입점한 이노필백화점은 우선 4개층을 개점했다. 첫날 백화점에 들어서니 시스템 나이스크랍 등 유명 한국 의류 브랜드가 눈에 들어온다. 국산 주방기구인 키친아트도 중국 산의 2배가 되는 가격표를 달고 진열돼 있다. 한국식 문화센터도 문을 열었다. 센터에서는 한국화장학교 외에 한글 등을 가르치는 무료 교육과정을 만들었다. 백화점 앞 거리는 내년부터 차가 다니지 않는 보행로가 된다. "중국의 동북지역은 한국산 의류와 중국산 참깨 등을 교환하는 보따리상들 때문에 한국산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편입니다." 그는 "한국산 의류가 중국에서 무게 기준으로 땡처리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충칭시 같은 서부지역에는 아직도 한국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훼손되지 않아 자리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상하이 등 연안지역은 세계 명품들이 즐비해 갤럭시 이랜드 울씨 등 일부 브랜드를 빼고는 백화점에 입점할 수 있는 한국 브랜드가 거의 없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 회장이 2년간 1백회 출장을 통해 하얼빈에서 광저우까지 뛰면서 시장조사를 해 얻은 결론이다. 이번 백화점 개점도 2001년말 홍콩 신세계백화점의 충칭점 영업권과 직원들을 인수한 뒤 신세계 간판은 그대로 둔 채 15개 정도의 한국 브랜드를 입점시켜 시영업하는 과정을 거쳤다. 백화점 운영방식도 임대에서 직영체제로 바꾸고 한국 브랜드를 60여개로 늘리는 등 한국산 위주로 제품 구성을 다시 했다. 중소무역업체 삼화에서 원단 수출을 맡아 중국과 인연을 맺었던 이 회장은 99년 이노필이라는 무역업체를 후배와 함께 세운 뒤 의류 수출을 하면서 백화점 건립을 추진해 왔다. "원부자재 시설장비 등을 빼고는 중국은행들이 보증을 해주지 않아 신용장 개설이 힘듭니다.때문에 한국의 일반 소비재가 바이어를 통해서는 중국 시장을 뚫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 회장은 "현지 유통망을 구축하는 게 한국 브랜드가 중국 시장을 개척하는 지름길이라는 확신을 갖고 백화점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충칭=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